돈 많은 녹십자, 시설자금 증자로 조달하는 이유?

천승현 기자I 2010.09.30 11:32:43

`미국 수출 혈액제제 수요 급증` 시설 증축
자체자금 아닌 증자로 조달..`제약사 인수 감안한 조치` 분석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녹십자(006280)가 시설 증축을 위해 7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최근 신종플루 백신으로 적지않은 돈을 벌어들인 녹십자가 시설투자 자금을 증자를 통해 조달하려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십자는 30일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7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신축 및 공장 증축에 필요한 자본을 충당하려는 목적이다.

조윤정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수출중인 혈액제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구소 및 공장 등의 시설 증축이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백신 판매로 큰 이익을 낸 녹십자가 자체자금이 아닌 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녹십자가 다른 제약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M&A를 위해 보유자금이 아닌 외부조달을 한 것이란 분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11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만 1099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말 이익잉여금은 2793억원이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제약사의 M&A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삼천리제약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동아제약에 뺏긴 경험도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M&A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대주주인 녹십자홀딩스(005250)는 485억원 규모의 자사주 50만주를 처분키로 했다. 이는 총 485억원 규모다. 또 액면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주식을 분할하고, 여기에 1주당 0.1비율로 배정하는 무상증자 계획도 밝혔다.

자사주를 처분해 녹십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녹십자홀딩스 주식의 유통물량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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