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창율기자] 녹십자(006280)가 정부에 공급하기로 한 신종플루 백신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향후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십자는 전날 식약청으로부터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그린플루-S`에 대한 제조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제조판매 허가로 한국은 미국, 유럽 등에 이어 세계 8번째 신종플루 백신 자체 개발국이 됐다.
하지만 백신 접종용법이 당초 2회에서 1회로 허가가 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정부는 당초 녹십자에 신종플루 백신 공급량을 최대한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녹십자 역시 여기에 맞춰 백신원료 구입 등 생산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백신 접종용법이 1회로 줄면서 정부에 대한 공급물량도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녹십자의 올 4분기 실적도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게 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22일 오후 2시11분 현재 이와 같은 우려가 부각되면서 전날보다 1만3000원, 7.95% 급락한 15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신종플루 확산 영향으로 전날까지 나흘연속 상승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백신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고 있는 만큼 정부로 납품되지 않은 여분의 백신은 큰 무리없이 해외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임상이 진행중인 항원보강제 신종플루 백신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접종회수가 1인당 2회에서 1회로 줄면서 정부 납품물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며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에서 각각 19%와 24%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4분기 예상실적 하향조정을 감안해 목표주가도 기존 2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내년 1분기까지 생산 가능한 최대물량이 3200만도즈임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으로 약 500만~1000만도즈가 여분으로 남게 되지만 남은 물량은 향후 해외수출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 공급물량을 제외한 여분의 백신은 현재 개발중인 항원보강제 사용 백신으로 추가 납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시 접종회수 자체보다는 신종플루 백신을 개발했다는데 큰 의미를 둬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승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녹십자의 백신이 수입 백신보다 2~3개월 먼저 시장에 나오는 만큼 독점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지원 연구원도 "녹십자 예방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1도즈(15㎍) 즉 1회 투여만으로도 효능이 확인된 만큼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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