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의 호황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가 아무리 침체되더라도 사람들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약도 처방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헬스케어를 대표적인 경기방어 업종으로 꼽고 있는 이유다.
◇ 이익 늘고 주가 오르고
이번주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단 20개 종목만 상승했다. 이 가운데 7개는 헬스케어 관련주였다.
대형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와 바이오기술 업체 젠자임이 1% 가량 올랐고, `보톡스` 제조업체인 앨러간의 주가는 3.5% 상승했다.
실제로 15일 제약회사 지넨텍의 4분기 실적은 불황에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지넨텍의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9억3100만달러(주당 87센트)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5% 늘어난 47억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의료기구 업체 바이오멧은 엉덩이 및 무릎 보형물 판매 호조로 인해 4분기 매출액이 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매수 추천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IB) 라자드캐피털마켓은 2009년 추천 종목으로 13개 종목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5개는 헬스케어 관련주였다.
헬스케어 업체들의 고배당 성향도 매력으로 꼽힌다. 브리스톨마이어의 배당률은 5.6%, 와이에스는 3.2%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재무 상태가 튼실하다는 점에서 배당률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제약회사-바이오업체 M&A 활발
헬스케어 업종의 펀더멘털이 좋다는 것은 인수합병(M&A) 시장의 동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용경색으로 인해 M&A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의 M&A는 전혀 둔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12일 애보트래버러토리는 어드밴스드메디컬옵틱스를 2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가에 15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지난주에는 진통제 `페로셋`을 만드는 엔도파마슈티컬이 바이오 업체 인데버스를 45%의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키로 했다.
이밖에도 네덜란드 바이오 업체 그루셀이 와이에스와 합병을 논의중이고, 지넨텍은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로부터 피인수 제안을 받은 상태다.
토론토 소재 독립 스트래티지스트인 수보드 쿠마는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의 M&A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약회사들이 블록버스터 약품을 만들기 위해 바이오 업체들을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하는 것은 분명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회사들이 M&A에 나서는 것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직접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신약을 개발한 바이오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도 호황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가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 역시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경기후퇴를 맞아 병원보다 저렴한 가정 헬스케어를 찾는 노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고령인구가 증가할 것이란 점은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들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토드 캠벨 EB캐피털마켓 대표는 "경기후퇴는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들에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올해 고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직자들에게 간호 등 의료 기술을 가르쳐주는 교육 업체도 간접적인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캠벨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