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서비스대책)국산 애니·게임 `설 땅` 넓힌다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일본과 미국 등에 사실상 잠식당하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과 온-오프라인 게임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

멀티미디어나 오디오 형태로 만들어지는 책도 부가가치세를 면제받게 되며 국내 창작공연물은 국립극장을 보다 싸게 빌릴 수 있게 된다. 불법 저작물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정부는 10일 오후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3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대책`을 의결했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에 케이블방송 등에도 지상파 방송과 마찬가지로 신규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지난 2005년 7월부터 연간 방송시간의 1% 이상을 신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을 주로 유통하고 있는 케이블 TV의 경우 총 애니메이션 방송시간 가운데 35% 이상을 국산으로 할당하도록 쿼터제만 적용하고 있어 국산 애니메이션 창작을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판정할 때 기획과 창작분야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배점기준을 바꿔 기술적인 분야에서 해외업체와 합작하더라도 보다 쉽게 국산물로 판정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방송위원회의 국산 애니메이션 판정기준에 따르면 국내업체가 30% 이상 출자하고 전체 공정평가에서 총 30점 가운데 평가점수가 16점 이상일 때에만 국산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오프라인 게임을 총칭하는 e스포츠 시장에서 국내산 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산 게임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배 전국단위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이 대회를 국제 대회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고 앞으로 국제 e스포츠대회에서도 국산 게임을 종목으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전체 면수 중 70% 이상이 문자나 그림으로 구성된 것`으로 제한된 전자출판물 범위 제한을 없애 문자나 그림, 동영상 등이 복합된 멀티미디어북이나 오디오북도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발행된 10만여종의 전자출판물 가운데 45%인 4만5000여종만 부가세를 면제받았지만, 내년부터는 나머지 55%까지 면세 혜택을 받게 돼 총 50억원 수준의 세제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창작공연작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립극장 경영평가 때 창작작품 공연횟수를 반영하고 국내 창작작품에 대해서는 대관료를 낮추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공립극장 대관료 인하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창작작품 제작 공연과 관련된 원가요소를 조사 분석해 활성화 방안을 추가로 강구하고 공연장에 대해서는 교통유발 부담금이 면제될 수 있도록 지자체 조례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 뿐 아니라 관광공사나 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을 통해 우리 방송공연 프로그램의 해외 수요를 파악해 KBS와 MBC 등 방송공연티켓을 확보해 해외에 판매하는 관광 상품화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성과를 분석한 뒤 SBS 등 민영방송사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소공연장을 중심으로 하는 시즌티켓과 공동티켓을 공공기관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 실적을 공공기관 사회공헌 평가에 반영하고 기업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에도 메세나 활동 실적을 관리하기로 했다.

또 영화나 방송영상, 온라인콘텐트, 모바일콘텐트 등을 유통하는 대기업들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없애기 위해 문화부가 이를 파악해 공정거래위원회나 정보통신부에 통보하고 이들 기관은 우선적으로 내용을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특히 투명한 거래 계약관행을 유도하기 위해 문화산업분야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작업도 관계부처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