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협의 이유 국회 있지만 출석은 NO”
의원들 직접 찾기도…출석요구에 묵묵부답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감사원) 감사와 국회에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답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국회에서 충분한 또 설명이 있을 거로 봅니다.”
지난 21일 여성가족부 정례브리핑에서 조민경 대변인은 이같이 김현숙 여가부 장관을 대변했다. 하지만 김현숙 장관은 25일 국회 여가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현숙 장관이 언급한 ‘책임 있는 자세’가 무색해지고 있다.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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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장관이 직접 나서서 잼버리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지는 벌써 17일째다. 잼버리 주무부처 장관이지만, 잼버리 장소가 새만금에서 서울로 옮겨진 이후인 9일부터는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잼버리 폐영식 이후 여가부 기자단의 소통 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충분하게 설명을 하겠다고만 대변인을 통해 반복해왔다.
때문에 이날 국회 여가위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김현숙 장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가부 기자단에 단체 문자를 통해서만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여야가 전날까지도 증인 출석 명단에 대한 이견을 보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을 선언했고 여가부 장관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야당 간사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은 참고인이 아니라, 전체회의 개의 시 의무 참석해야 하는 국무위원”이라며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어 회의 개의 시,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당참석과 무관하게 회의에 참석해야 함에도 불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잼버리 관련 현안질의 외에도 2022회계연도 결산 등도 다뤄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국무위원인 장관이 참고인 협의를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 등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여가위 전체회의에 불참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권 위원장 등은 김 장관이 국회에 왔지만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대기실 등을 찾아다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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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현장에서는 김현숙 장관 추격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원장실에서 대책 논의를 하다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화장실에 있던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하곤 우르르 몰려가 김 장관의 불출석 결정과 현 위치에 대해 따져 묻기도 했다. 한 의원은 대변인을 향해 “어떻게 화장실로 도망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의원은 “(김 장관을) 빨리 찾아내라”고 소리쳤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에서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까지 이동해 김 장관 소재 파악에 열중했다. 하지만 대기실에는 김 장관이 없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로 여가부 장관의 이날 출석 요구의 건이 상정돼 통과됐다. 권인숙 위원장은 “장관 출석 요구서를 발부하겠다”며 장관 출석을 위해 이날 정회했다. 하지만 여가부는 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출석요구에 답이 없어 산회됐다”며 “피드백이 와야 다시 다음 회의 일정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