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나라는 1996년 넥슨이 출시한 PC플랫폼 기반 온라인게임이다.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현재도 상용 서비스 중으로 살아있는 역사나 마찬가지다. 추가 즐길 거리를 선보이는 업데이트도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0년엔 모바일 버전이 나와 인기를 끄는 중이다.
바람의나라 홈페이지에선 ‘바람의나라로 떠나신 고 김정주 창업주’라고 글을 올리며 이용자들이 애도를 표하는 중이다. 한 이용자는 “온라인 놀이터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주신 김정주 넥슨 창업주”라며 “유년시절을 넥슨 유니버스에서 숨 쉴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년 이상 업계와 교류해온 김정태 동양대 교수도 바라의나라를 언급하며 “도스(텍스트 기반 운영체제)에서 윈도로 막 넘어갈 때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올려서 화면에 띄운다는 거 자체가 대단했고 기념비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바람의나라가 메타버스 효시”라면서 “지금 메타버스라고 호들갑을 떨곤 하는데, 이미 게임에서 한 지 20년이 넘었다”고 새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김 창업자를 내세웠다.
넥슨은 온라인게임을 무료 서비스하되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Free to Play·F2P) 수익모델을 활성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업계에선 월정액 서비스를 고수하던 분위기였으나, 넥슨이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F2P 유행을 이끌었다. 김 교수는 “사막에서 과수원을 일군 분”이라고 비유하면서 “더 큰일을 할 수 있었는데”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서울·경기도를 벗어나 몇 없는 유력 게임사로 알려진 코그(KOG) 이종원 대표도 “김정주 사장(넥슨 대표 시절)이 바람의나라를 만들어 다 그 아류로 먹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선구자적 모습을 재조명했다.
지난달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 세미나를 열었던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도 “바람의나라로 게임의 신기원을 여신 분”이라며 “넥슨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것은 물론 게임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고 본다”고 업적을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