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쥬얼리로 해외시장 노크하는 중소기업, 씨드아이글로벌

김정유 기자I 2017.01.04 10:08:14

김우진 씨드아이글로벌 대표 인터뷰
캐나다에 70여개 매장에 ''샵인샵'' 형태로 제품 공급
베트남 호치민 진출... 현지업체와 100만불 규모 계약 체결

김우진 씨드아이글로벌 대표가 서울시 구로구 본사에서 자사가 생산한 ‘예노’ 패션 쥬얼리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결국 패션 쥬얼리 업체들이 살 길은 해외 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해외를 목표로 창업을 한 이유입니다.” 최근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도 해외 진출에 성공, 패션 쥬얼리 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씨드아이글로벌 김우진 대표의 한 마디다.

2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패션 쥬얼리 사업을 하게 되면 처음 몇 년간은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했다”며 “창업 당시부터 동남아시아에서 톱 브랜드를 만들자는 것이 내 목표였다”고 밝혔다.

국내 패션 쥬얼리 시장은 2000년대 초부터 급격히 성장하다가 2010년 이후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을 잠식했고 주 수요층인 20대들의 수요도 감소했다. 시장이 악화되자 대형 업체들은 값 비싼 금·은 시장으로 시선을 돌렸고 나머지 영세 패션 쥬얼리 중소기업들은 설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씨드아이글로벌은 2012년 설립된 패션 쥬얼리 업체다. 디자인부터 제조, 최종 유통까지 수직화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에서 몇 안되는 쥬얼리 중소기업이다. 패션 쥬얼리란 값비싼 보석 액세서리와 값싼 도금제품의 중간분야를 겨냥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금, 은을 제외한 디자인 액세서리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제이에스티나, 골든듀 등 대형 브랜드 업체들이 대부분 금, 은 제품들을 주력으로 밀면서 패션 쥬얼리 시장은 영세 업체들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외부적으로는 중국에게 OEM 물량들을 다 뺏겼고 국내에선 금, 은 귀금속 시장이 커지며 상황이 힘들어졌지만 이 와중에도 틈새시장을 발굴하려고 생각했다”며 “운 좋게 오스트리아 크리스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제휴를 맺게 되면서 목표로 했던 해외 진출이 급속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스와브로스키와의 제휴는 크리스탈 원석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길 원하는 스와로브스키 측과 브랜드 파워가 약한 씨드아이글로벌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졌다. ‘예노(YENO)’라는 브랜드를 쓰는 씨드아이글로벌 제품에 스와브로스키 브랜드가 병기되면서 시장에서의 호응이 더 높아졌다. 김 대표는 “스와로브스키는 크리스탈 원석을 판매하고 우리는 이를 가공시켜 완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이라며 “스와로브스키 브랜드를 병기할 수 있어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에서 스와로브스키 브랜드를 쓸 수 있는 곳은 우리를 포함해 2곳에 불과하다”고 밝했다.

씨드아이글로벌의 첫 해외 진출 대상지는 캐나다였다. 2013년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캐나다 바이어를 만나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김 대표가 만난 캐나다 한인협회장은 “선물 문화가 발달한 캐나다에선 샵인샵 형태의 영업이 잘 될테니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토론토, 벤쿠버 지역의 유통망과 제휴를 맺은 씨드아이글로벌은 현재 70여개 매장에 패션 쥬얼리를 공급하며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캐나다에서만 연간 3억~4억원 규모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여기서 번 돈을 가공 기술과 금형공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목표였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현지 쥬얼리 시장이 매년 100% 성장 중이라고 분석한 만큼 앞으로 30년간은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특히 호치민은 소비 심리가 높고 젊은 소비층도 꽤 많다”며 “한화로 3만~4만원 수준으로 꽤 비싼 가격에 팔지만 호치민 소비자들은 이를 충분히 구매하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베트남 백화점에 단독 매장으로 예노 1호점을, 이어 7월에는 2호점을 오픈했다. 올 2월에는 호치민에서 가장 큰 백화점에 3호점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추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소비재대전’을 통해 현지 업체 2곳과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도 맺었다. 한류의 영향과 함께 예노 브랜드가 현지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어 매장 확대에도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씨드아이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은 12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성공으로 올해에는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쥬얼리에 음이온 칩을 넣은 신제품 출시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쥬얼리 중소기업들은 혼자 살 수 없는 구조다. 합병을 하더라도 각 분야의 업체들이 협력해야 한다”며 “여전히 1세대 쥬얼리 업체들은 보수적인 측면이 많은데 이제는 변화해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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