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주택 등 건설경기 부진과 소비자들의 지출 축소에 따라 경기후퇴(recession)가 종료된 지난 2009년 중반부터 경제 확장의 절반 가량을 곡물과 천연자원, 제조업 제품 등의 수출에 의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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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의 대지진과 핵 위기,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계속되는 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중국 등 이머징 경제국들의 성장 둔화 등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JP모간은 "유가 상승과 일본 대지진 등에 따른 축적된 충격이 낙관적 시각을 억누르고 있다"면서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4%로 하향했고, 경제전망 리서치 업체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지난 2월 초만 해도 올 1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4%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에는 2.3%로 조정했다.
전세계적인 충격에 따른 동요는 이미 도처에서 목격된다.
일본이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캘러웨이 골프의 브래들리 홀리데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매출은 분명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내 매출이 전체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 시스템즈는 분기 실적전망을 하향했으며, 명품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일본에서 15%의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중동에선 선박 운임이나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 부품 제조업체 마테리온 테크니컬 머티리얼의 알 루브라노 회장은 일부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연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배송지를 이전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고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50~200명의 충원계획을 갖고 있는 링컨 일렉트릭도 지출이나 투자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WSJ는 미국 경제가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의존도를 높인 데 따른 변동성은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오랫동안 치러야 할 비용일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농업의 경우 글로벌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해당 업종 종사자들에게 수혜가 되는 것은 물론 땅값과 비료값도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요가 감소하면 미국 농업계는 수출을 늘리기 이전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