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금융시장국 자체적으로는 상황악화에 따른 동원수단을 모두 검토했다고 한다. 6·25 전쟁 이후 처음 벌어진 포격이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불안감은 빠르게 진정됐다.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필요시 원화와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정부와 한은의 발표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 국장이 어느 누구보다 신속히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위기시 무엇을 해야할지 평소부터 준비했었기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그는 사태발생 이튿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도 금융시장국 자체분석을 토대로 주식시장 개장가를 거의 정확히 예측해 주위를 놀라게하기도 했다.
그는 틀렸으면 어쩔뻔 했냐는 질문에 "뭐… 부끄럽고 체면깎이는 것밖에 더있겠냐"며 웃었다.
현재 한은은 더이상의 확전만 없다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오는 28일부터 실시될 한미연합 훈련으로 남북한의 긴장이 다시 고조돼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 국장 역시 마찬가지. 아직은 금융시장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했다.
한은 국실장들은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다. 드러내놓고 자기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국실장들 사이에서 민 국장은 눈에 띄는 사람 가운데 한명이다. 자신의 생각을 꾹꾹 눌러두기보다 할말은 하는 스타일에 속한다. 올해초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로 한은의 독립성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는 "기획재정부 차관 왔다고 (우리가) 소신대로 말못하면 되겠냐. 그럴 바에야 중앙은행 문닫으라고 하는 게 낫다"고 했다.
다소 위험하게 들릴 수 있는 얘기였지만, 민 국장이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나 싶다.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는 업무지시를 내릴 때도 이것저것 사족을 달지않는다고 한다. 한 직원은 명쾌함과 자신감을 민 국장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금융시장국은 채권시장과 만나는 최일선 조직이라 시장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사고 파는 역할(공개시장조작)을 할뿐더러 한은이 짊어진 빚(통안채) 관리도 신경써야한다.
민 국장은 특히 통안채 발행제도를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통안채를 통합발행해 시장에서 통안채의 수요기반을 넓혔고, 시장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정례입찰 규모와 일정 등을 조정하고 바이백(조기환매)을 실시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엔 통화안정계정이라는 또다른 정책수단을 도입, 유동성 조절을 위한 수단을 더 늘리기도 했다. 이 두 과정에는 현재 한은 국제국장으로 있는 김종화 국장과 금융시장국 공개시장조작연구반의 황성 반장 등이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지금 한은만큼 여러 유동성조절수단을 가진 중앙은행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은은 다양한 통화정책수단을 갖추게 됐다.
민 국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80년 입행해 조사국과 정책기획국 등을 거친 뒤 지난해 4월부터 금융시장국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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