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우려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제작 초기부터 수많은 화제를 낳은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감독 윤제균)가 최근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영화는 시사 전 영화계를 떠돌던 우려들을 말끔히 씻으며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재미를 선사했다. 화려한 볼거리 이외에도 즐거운 웃음과 뜨거운 감동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키며 또 하나의 신화 탄생을 예고했다. 올여름 최대 기대작 ‘해운대’의 관람 포인트 3가지를 짚어보았다.
◆ 탄탄한 스토리=‘해운대’는 시사 전에는 볼거리 위주의 할리우드식 재난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윤제균 감독은 한국적 정서를 잘 녹여낸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장르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쓰나미가 덮치기 전과 이후를 그린 1·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해운대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해운대에서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연희(하지원)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홀아비 만식(설경구) 커플, 쓰나미가 닥쳐올 걸 예상하고 경고하는 김휘 박사(박중훈)와 우연히 다시 만난 이혼한 아내 유정(엄정화) 커플, 순박한 인명구조원 형식(이민기)과 엽기 삼수생 희미(강예원) 커플의 사연들이 유머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이들의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메가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치며 2부가 시작된다. 생과 사의 순간에 놓인 상황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오해와 갈등을 푸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소박한 등장 인물들의 사연이 너무나도 애절하고 안타까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 화려한 볼거리=수많은 언론 관계자들과 영화인들의 우려를 샀던 CG는 합격점이다. 140억원의 제작비 중 50억원이 투입된 것에 맞게 관객들을 압도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CG를 담당한 할리우드의 한스 울리히는 자신의 명성을 입증하며 한 마디로 돈값을 확실히 했다.
먼저 영화 초반부 만식과 연희 아버지가 동남아 쓰나미에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반부 해운대를 덮치는 장면에서의 쓰나미는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또한 형식이 희미를 구조하는 장면에서의 바다 경관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다. 또한 무너지는 광안대교에서 오동춘(김인권)이 떨어지는 컨테이너 박스를 피해 도망다니는 장면은 잠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해운대’는 재난 영화이면서도 캐릭터 영화다. 윤 감독은 쓰나미 CG만큼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애정을 기울였다. 설경구·하지원·박중훈·엄정화·이민기 등 영화 한편을 책임질 만한 주연급 스타부터 개성파 조연 김인권·송재호·김지영·강예원 등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극 중심이 흔들릴 법하지만 유기적으로 잘 짜여진 시나리오 때문에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윤 감독의 지도하에 자기 자신이 돋보이려 하기보다 서로 조화를 이루는 연기를 선보이며 스토리에 힘을 더한다. 그중 비교적 화제에 벗어났던 이민기와 김인권에게 눈길이 간다. 특히 자신을 희생하기 전 고민하는 장면에서의 이민기의 열연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미워할 수 있는 악역을 연기한 김인권은 자신이 ‘연기파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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