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안하던 짓` 한 3가지 이유

김경민 기자I 2009.07.07 14:58:14

①투자자 혼란 최소화
②하반기 자신감 표출
③어닝서프라이즈 효과 극대화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실적 발표를 한다는 것을 공시를 보고서야 알았다. 삼성전자로부터는 단 한마디 귀띔도 없었던데다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공시를 실수한 줄 알았다"

"어제 삼성전자가 혼을 쏙 빼놨다.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전망을 한다고 해서 한 번 놀랐고 기대 이상의 실적에 또 한 번 놀랐다"

느닷없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 발표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이다.

연초 가이던스조차 발표치 않던 삼성전자가 난생 처음으로 실적 발표 전 전망치를 내놓은데다 불과 실적 발표 2주를 남겨둔 시점을 택한 점 등은 시장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최근 다양한 실적전망이 발표되면서 혼선이 발생해 왔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앞으로도 분기실적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여줬다는 점에서는 호의적인 반응이다. 특히 1분기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 발표 후에도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한편으론 이번 2분기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실적 전망에 대해 서운했던 점을 한꺼번에 표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나 LCD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받는 편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회복을 믿어주지 않았던 만큼 애널들에 대한 나름의 응징을 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전자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휴대폰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음에도 반도체나 LCD업황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여전한 분위기였다"면서 "일주일 전 정도 미리 귀뜀을 해주는 게 통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사전 공지없이 발표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널들에 대한 서운함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분간 실적전망치를 내놓는다고 한 만큼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적 발표 2주 전에 미리 발표해 주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리 전망치를 내놓으면 본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 그 효과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어닝시즌 시작 전 발표함으로써 그 어떤 종목보다도 가장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노렸다는 의견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대체로 어닝시즌에서도 다소 늦게 실적을 발표해 실적 정보가 미리 새는 등 영향으로 정작 주가 효과는 크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미리 발표해 확실히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