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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불확실성 ‘마침표’…‘소비의 봄’ 기대하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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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5.06.03 13:58:55

3일 ‘21대 대선’에 기대 거는 유통업계
작년 12월 비상계엄부터 6개월간 소비심리 ‘뚝’
패션업체부터 이커머스 셀러, 플랫폼까지 ‘울상’
6월 대선 기점으로 소비심리 반등 전망
대규모 추경 통한 내수살리기 정책도 기대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6개월간 국내 유통가를 덮쳤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해소 국면을 맞는다. 유통업계는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그간 위축됐던 국내 소비심리가 일부라도 개선되길 최우선으로 바라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부터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까지 큼지막한 정치적 이벤트들이 마무리되는 만큼 소비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근까지 6개월간 국내 유통가는 암흑기를 보내왔다. 연말 특수는 물론 올 1분기까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적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대형 업체는 물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판매자(셀러)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국내 패션업체 A사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직후 월간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비상계엄 후 일주일간의 매출 타격이 특히 상당했다. 이후 이어진 소비심리 위축에 올 1분기까지 타격이 이어졌다. 그 결과 A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나 급감했다. A사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처럼 큰 영향을 미칠지는 몰랐다. 누가 집권하든 이번 대선이 끝나길 너무나 기다려왔다”고 했다.

비상계엄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도 소비심리는 여전히 되살아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유통가에선 사회적·정치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떨어진다. 상품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체감경기가 더 악화했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실제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 88.2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올해 4월까지도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이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 입점 업체들의 한숨도 커진 상태다. B플랫폼에서 뷰티 제품을 판매 중인 C입점업체는 조기 대선을 앞둔 지난달 말부터 주문이 6분의 1로 급감했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도 큰 감소폭이다. 또 다른 D입점업체도 고객 유입률이 지난달 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일부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자체 검열에 나서기도 했다. E플랫폼은 지난달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이나 숫자 등으로 오인할 수 있는 제품들을 일일이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 최근 방송인 홍진경이나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등이 의상 색 등으로 구설에 휩쓸리는 등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상태다. 가뜩이나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치색과 관련된 논란이나 잡음을 피하려는 조치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이날 21대 대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자체만으로도 소비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패션·명품 부문, 유통채널 중에서는 백화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는 사치성 소비재 비중이 많아 소비심리 변화에 민감하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업종은 소비심리 위축 여파를 더 세게 맞은 편”이라며 “대선만 끝나더라도 소비심리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유통가 일각에선 새 정부 집권 이후 편성될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최우선 대선 공약으로 당선 즉시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통한 내수활성화를 약속했고, 국민의힘도 30조원 규모 추경을 공약하며 실물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의 결은 다르지만, 양당 모두 소비심리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며 “6개월간 예상치 못한 암흑기를 거친 유통업계가 대선을 기점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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