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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 종합반도체기업(IDM)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1분기 148억7300만달러(약 20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주요 IDM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8.8% 급증한 수치다.
2위는 인텔(121억3900만달러, 13.9%↑)로 나타났다. 3위와 4위는 SK하이닉스(90억7400만달러)와 마이크론(58억2400만달러)이 각각 차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144.3%로 상위 10곳 중 가장 높았다. 마이크론 역시 57.7%에 달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이 AI 시대 들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IDC 측은 “HBM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4~5배 높다”며 “HBM의 수요 증가가 전체 메모리 시장의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로 출시된 AI PC와 AI 스마트폰은 기존 기기보다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면서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매출은 상위 10개 IDM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유달리 매출 성장세가 큰 것은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처음으로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IDC 측은 “데이터센터 시장 등에서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메모리는 IDM의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5위는 인피니언(39억5900만달러)이 올랐다. 다만 인피니언 매출은 1년 전보다 11.8% 줄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XP, 소니, 무라타 등이 6~10위를 차지했다. 이들 중 소니(0.2%↑)와 무라타(12.3%↑)를 제외한 세 업체들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