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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즉각 퇴진 의사를 사실상 거부한 박 대통령을 향해 ‘지금 당장 내려와라’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박근혜 체포’ ‘박근혜 구속’ 등 더 강한 톤의 구호도 터져나왔다.
시민들은 대통령 퇴진과 함께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태 부역자들의 청산을 촉구했다.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박 대통령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이연진(14)양과 초등학교 6학년 이서진(12)양 자매는 효자동 치안센터에서 ‘세월호 이제는 진실을 알려주세요’와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을 들을 차례입니다’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한 일부 시위대는 기쁨의 폭죽을 터뜨려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주 촛불집회 때처럼 희생된 아이들의 사진이 인쇄된 노란 망토를 등에 걸친 채 길바닥에 앉아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6시 30분쯤 광화문광장에 예술가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높이 8.5m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이 점등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대형 풍선인 ‘세월호 고래’는 이날도 인파 위를 헤엄쳤다.
기발한 풍자도 넘쳐났다.
집회 현장에 곳곳에 늘어선 푸드트럭 중에는 ‘박하(박근혜 하야)사탕’을 나눠주는 푸드트럭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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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촛불에 이어 LED 횃불을 들고 거리를 걷는 시민들도 보였다. 한 시민은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의 인형탈을 쓴 채 행진 대열에 참여했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촛불 파도타기 △1분 소등 및 경적울리기 등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본 행사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온 한인유학생 시국선언단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시국선언단을 모집했다”며 “싱가포르에선 모든 정치적 활동이 엄격히 금지되지만 150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총 48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대통령 한 명을 직무정지 시키려고 촛불을 든 게 아니다”며 “계속 나아가서 부패한 세상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대에 오른 가수 이은미씨는 애국가와 함께 ‘깨어나’ 등의 곡을 열창했다. 공연 중 확성기를 들고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내려와라”고 외치자 시민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한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수십명은 이날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진출하려다 시민들의 반발에 밀려철수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집회 참가자들과 언쟁을 벌이긴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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