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상품 특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모두 낙제점을 받은 생보사는 알리안츠생명과 하나HSBC생명 등 2곳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12월 16개 생보사 소속 보험설계사 400명을 대상으로 변액보험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한 결과,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에 53.7점에 그쳤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52.2점)에 이어 2년 연속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최하점인 저조(60점 미만) 등급을 받은 설계사는 259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고점인 우수(90점 이상) 등급을 받은 설계사는 41명에 그쳤다. 양호(90~80점)와 보통(80~70점), 미흡(70~60점)을 받은 설계사는 각각 40, 36, 24명으로 집계됐다.
생보사별로는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양호’ 등급을, KDB·신한·흥국 등 3개사는 그나마 나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반면 AIA와 PCA·동부·동양·메트라이프·미래에셋·삼성·알리안츠·에이스·푸르덴셜·하나HSBC·한화 등 12개사는 ‘저조’ 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다만, 지난해 평가 자료를 토대로 ‘판매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 등 개선노력을 보인 KDB와 교보·신한·흥국 등 4개사는 올해 등급이 높아진 반면, PCA와 삼성·에이스·푸르덴셜 등 4개 생보사는 떨어졌다.
금감원은 “대체로 설계사들은 자료와 미래수익률 분야는 잘 안내했지만 청약철회제도, 적합한 변액보험 권유 부분에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특히 설계사들이 고정 영업점에 귀속되지 않아 상품설명의무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광욱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국 팀장은 “청약 후 보험사가 완전판매 여부를 묻는 ‘해피콜’ 제도 시행으로 실제 가입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다를 수 있다”면서도 “평가 결과가 저조한 생보사들에 대해 판매 관행 개선계획을 받아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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