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봉지` 덕에 160억원대 외화 밀반출..알고보니 `돈봉지`

박지혜 기자I 2012.05.23 14:45:53
[이데일리 박지혜 리포터] 160억원을 달러로 환전해 `라면봉지`에 넣어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발각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3일 무등록환전업자 필리핀인 리모(58세)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중간 모집책 마모(29)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리씨 등은 2004년 1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거주하는 필리핀인 2만5000여명으로부터 160억원을 받아 달러로 환전한 후 라면봉지에 넣어 필리핀으로 밀반출해 1억5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항 세관 검색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라면 봉지 속에 100달러권 지폐 30~50매씩 접어 넣은 뒤 비닐 테이프로 붙여 라면인 것처럼 위장했다.

▲ 라면봉지 속 달러 [서울·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뉴시스]

또 불법체류 중인 리씨는 전국의 중간 모집책과 운반책들을 동원해 1회 송금 때마다 5000원의 수수료를 받았으며, 100달러당 약 800원의 환차익을 얻어 12억원 상당의 이득을 부당하게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에 송금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높은 송금 수수료가 부담돼 불법적인 방법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달아난 공범 35명을 추적할 것이며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외화를 밀반출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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