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김도년 기자] 금융당국이 전·현직 임직원들의 금융권 감사 `낙하산 관행`을 철폐하기로 함에 따라 금융권 감사로 내정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들의 사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재취업 관행 철폐가 직업선택의 자유와 해당 금융회사들의 주주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6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감사로 내정됐던 이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날 "금감원 조직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공직자윤리위원회 승인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055550)은 이달말 예정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새로운 신한은행 감사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늦어도 다음달초 신한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새 후보를 확정, 선임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쇄신안으로 발표한 `낙하산 관행` 철폐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 낙하산 인사에 대한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 감사 내정자는 물론 이미 금융회사 감사로 재취업한 금감원 퇴직 임직원들이 줄이어 사임하거나 연임을 포기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임기가 끝나는 증권·보험사 감사 자리에 금감원 출신의 선임과 연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해당 금융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금감원 출신 감사는 증권사 16명, 보험사 8명 등 총 24명이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금융당국 직원들이 퇴직 후 2년간 업무상 연관된 기업에 취업하는 것에 대해 금지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 법안에는 한나라당 99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임직원의 감사행을 막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하산 관행에 대한 여론을 받아들여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이를 법제화하는 것에 대해선 위헌소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기존 관행 처럼 금융당국 낙하산 인사를 기다려온 금융회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감사 후보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낙하산 감사를 대체할 수 있는 감사요원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사외이사 영입 과정에서 만들어 놓은 법률 및 회계전문가 풀(pool)을 활용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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