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국민은행이 카드사업 분사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커버드본드 담보물을 기존 신용카드채권에서 현금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KB금융(105560)지주의 KB국민카드(가칭) 분사 작업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은 지난해 발행한 커버드본드의 트러스티 은행인 씨티은행을 설득해 담보물중 절반에 달했던 카드채를 현금으로 대체하기로 투자자 99.88%의 동의를 받아냈다. KB금융(105560)은 오는 29일 투자자회의를 열고 전자투표(electronic voting) 방식을 통해 담보물 대체안건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와 유사하지만 담보자산에 대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카드채보다 현금이 유동성이 좋아 투자자들로부터 무난하게 동의를 받았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현금 담보가 예금으로 예치될 수 있어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커버드본드에 담보로 맡기는 현금 규모는 계약서상 담보 대체 요건에 따라 기존 카드채의 3분의 1수준인 8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10억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서 발행액의 4배 가량인 40억달러 가량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2조2000억원 가량이 카드매출채권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카드자산이 은행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커버드본드 만기(5년)나 중도상환 전에는 카드사업을 분사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계약 조항에 넣으면서 분사 작업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KB금융은 지난 9월말 이사회를 열고 KB국민카드를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과 카드사업의 자산 및 부채를 은행으로부터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곧바로 금융감독당국에 승인 신청을 냈다.
KB국민카드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국민은행으로부터 정규직원 1000명, 계약직 300명 등 총 1300여명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자본금 4600억원, 자기자본 2조4000억원, 자산 12조원으로 내년 3월2일께 최종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 관련기사 ◀
☞어윤대 회장, KB금융 주식 2400주 추가 매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