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피플)`잘 버리는 기술` 대구은행 외환딜링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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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기자I 2010.05.14 14:45:00

"철두철미한 손절매가 철칙"
"올해 고객확대를 위해 세일즈 부문 강화할 것"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대구은행 외환딜링룸에 들어서면, 책상을 나누는 칸막이 위에 조그마한 저금통이 있다. "아, 이거요? 환율 종가 맞히기 해서 지는 사람이 얼마간 돈을 냅니다. 어느 정도 모이면 회식에 보태죠"라며 한 주니어 딜러가 말했다. 그리곤 오늘은 자기가 졌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하루 평균 70억~80억달러의 거래가 이뤄지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대구은행은 지방은행의 간판 아래 고유의 입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 대구은행 딜링룸

피만 흘리지 않을 뿐, 하루하루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외환시장에서 나름이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팀원들간의 인간적인 친밀감이 큰 힘이 됐다.
 
딜링에서 돈을 잃는 날도, 버는 날도 있지만 `잘 버리는 기술`을 철칙으로 삼는다는 대구은행의 문성완 부장과 이성우 부부장을 만났다.
 
문성완 부장은 외환딜러를 거쳐 현재 자금부, 세일즈, 외환데스크를 아우르는 국제금융부를 이끌고 있고, 이성우 부부장은 18년 경력의 외환데스크 수석 딜러다. 올해는 고객 확보에 좀 더 주력하기 위해 세일즈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다음은 문성완 부장, 이성우 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팀워크가 참 좋아보인다.
▲문 부장: 서로 오래 같이 근무했다. (이 부부장과는) 15~16년쯤 됐나? 그러다보니 인간적인 친밀감이 크다. 서로 알만한 것은 다 아는 사이다. 외환데스크 안의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가족 구성원이 많은 대가족보다는 구성원이 적은 소가족이 아무래도 대화를 더 많이 하고 친밀함이 높지 않을까.
 
-외환 트레이딩 경력은.
▲문 부장: 1989년에 대구은행에 입행했고 지점을 거친 후 외환 트레이딩을 2~3년 정도 했었다. 당시 마르크화 등 이종통화 거래를 맡았었다. 지금은 은행들이 밤새 트레이딩을 하지 않지만, 예전 내가 했을 당시에는 밤에도 해외를 상대로 스펙 거래를 했었다. 남자들만 있었기 때문에 여름엔 팬티만 입고 모니터와 씨름했었다.
 
(서로 쳐다보며) 문 부장: "그 땐 어떻게 그렇게 할 생각을 했을까?" 이 부부장: "그러게요. 용감했었죠(웃음)."
 
이 부부장: 1990년에 입행한 후 마찬가지로 2년정도 지점에서 일하다가 1992년부터 서울지점에서 트레이딩을 했으니 이제 18년 정도 됐다.

-대구은행의 외환시장 내 위치는?
▲문 부장: 은행 규모 자체에 비해서는 외환팀의 수익비중이 큰 편이다. 다른 은행은 외환보다 은행의 전통적인 업무인 예금부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우리 은행은 그에 비해서는 비중이 높다.
 
이 부부장: 아무래도 메이저은행만큼 거래량이 크거나 하지는 않다. 특히 재작년 키코 사태로 파생상품 시장이 죽은 이후로는 고객 물량 확보에 다들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고객 물량보다 스펙 물량이 현재로선 비중이 더 크다.
 
-은행은 작지만 외환업계에서는 나름의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비법은.
▲문 부장: 체계적인 딜 기법과 전략적 접근을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에 따라 성과도 거두니깐 아무래도 알아주는 것 같다.
 
-인력을 보강할 계획은.
▲문 부장: 현재 국제영업부 구성은 외환데스크, 코퍼레이션 데스크(세일즈), 자금부 등 세 개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외환데스크 인력은 당분간 더 늘릴 계획은 없다. 이종통화까지 합쳐서 외환딜러가 총 4명인데, 현재는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메이저은행에 비해서는 적지만 외국계은행에 비하면 또 크게 적은 수는 아니다. 하지만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 세일즈 파트 인력은 더 늘릴 생각이다.
 
-트레이딩 철칙이 있나.
▲문 부장: 철두철미한 손절매. 역시 손실을 적게하는 것이 최고다.(짧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이 부부장: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내린 결론은 자제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을 쫓으며 공격적인 딜링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가 깨지는 사람을 여러 명 봤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화통화를 했던 사람인데,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식이다. 어떻게 됐나 사정을 알아보면 손실을 보고 결국 물러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이 손실을 보면 손절을 하기 참 힘들다. `언젠간 회복이 되겠지`란 생각에 포지션을 그대로 가지고 가기 일쑤다. 하지만 반대로 수익은 조금만 봐도 이익실현을 시키고 싶어서 안절부절한다. 그러고는 장이 더 가면 `왜 내가 그때 털었을까` 후회한다. ("이론은 쉽지만 실행하기 어렵겠다"고 말하자) 끊임없는 트레이닝이지. 또 요즘은 딜러들끼리 서로 메신저로 많은 정보를 주고 받지만, 이것이 반드시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 부장: 사람은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하게 돼 있어 좋은 결과만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리먼 사태 당시는 어땠나.
▲문 부장: `리먼 특수`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환율 등락이 클 때 환헤지를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 환율이 기껏해야 2~3원 밖에 안 움직이는데 헤지를 하려고 하겠나. 리먼 때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달러가 워낙 귀하니깐 달러만 조달해올 수만 있다면 부르는 대로 마진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면에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렇다면 올해 달러-원 환율 전망은?
▲이 부부장: 연말까지 1080원까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자리 수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가 확장국면이고 주식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이코노미스트들도 유로존 우려가 부각되면서 조금 올리던 전망치를 다시 1000원대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는 어떻게 보는지.
▲이 부부장: 시장참여자들이 뉴스에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6개월, 1년 후는 아무도 모른다. 예전 아르헨티나가 위기를 겪으면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지만, 유럽과 남미는 경제 사이즈 자체가 다르다. 일부 비관론자는 이번 사태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지만, 유럽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 삭감 등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과거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 금융시장이 몇개월간 급등락했듯이 유럽 쪽도 마찬가지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유로화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문성완 대구은행 국제금융부 부장
-1989년 경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9년 대구은행 입행
-2000년 국제금융부 자금과장
-2009년~ 현재 대구은행 국제금융부장

△이성우 대구은행 국제금융부 부부장
-1990년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0년 대구은행 입행
-1992년 ~ 현재 국제금융부 외환딜러(수석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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