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물류 협력해 탄소배출 3000톤 줄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코일을 순천공장으로 보내기 위해 선적하고 있는 모습. 현대제철 제공.

[이데일리TV 성주원 기자] 철강업계 경쟁사인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달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물류부문 협력을 통해 연간 탄소배출량을 3000톤가량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의 물류부문 탄소중립 활동을 위한 첫 협력 사례다.

양사는 2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물류부문 협력 강화 및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광수 포스코 물류사업부장, 서명진 현대제철 구매물류담당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제품 운송 선박과 전용 부두 등 연안해운 인프라를 공유하고 광양과 평택·당진항 구간에 연간 약 24만톤 물량의 복화운송을 추진한다. 복화운송이란 두건 이상의 운송건을 하나로 묶어 공동 운송하는 것을 말한다. 공차나 공선 구간을 최소화한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운송방법이다.

김광수 물류사업부장은 “양사의 복화운송은 철강업계의 물류부문 첫 코피티션(Coopetition·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 사례”라며 “좋은 선례를 남겨 철강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서 협력과 상생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양-평택·당진 구간 철강제품 복화운송 루트. 포스코 제공.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그동안 광양~평택·당진 구간에 각각 연 130만톤과 180만톤의 코일을 개별 운송해 왔다. 포스코는 기존 광양제철소에서 코일을 싣고 출발해 평택유통기지에서 제품을 하역하고 빈 배로 회항하던 코일로로선에, 앞으로는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코일을 싣고 평택유통기지에서 광양제철소까지 운송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와 순천항을 왕복하던 기존 전용선의 경로에 광양제철소를 경유하는 항로를 추가해 포스코가 당진 KG동부제철(016380)로 보내는 코일의 일부를 현대제철 전용선을 활용해 운송하기로 했다.

이번 복화운송을 통해 양사는 연간 각 12만톤을 상대방의 선박으로 운송하게 됐다. 이로써 연간 탄소배출량을 3000톤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나무 54만 그루를 새로 심는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대 6%의 물류비 절감도 기대된다.

포스코과 현대제철은 지난 8월 이미 시범운영을 끝마치고 이번달부터 본격적인 복화운송에 들어갔다. 적용 대상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최대 6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가경쟁력 강화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원료부터 설비, 물류까지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타 업종과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