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가혹한 진실이 될지 끝없는 의문으로 갈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심경을 밝혔다.
손씨는 “정민이를 발견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이 왔다 갔는지 몰랐다”며 “오늘은 다른 의미로 뜻깊은 날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응원에 감사드리며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관심 가져주는 모든 분께 감사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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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께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한 손씨는 차씨와 맞절을 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손씨는 차씨의 손을 잡고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그날 아들이 발견되지 못해 아직도 물속에 있었을 것”이라며 “너무나 고맙다”고 선물을 전달했다. 이에 차씨는 “전 국민을 대신해 위로의 말씀을 전달하려 왔다”고 응원했다. 이어 한 시민이 정민씨의 생전 모습이 담긴 그림을 선물했는데 손씨는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라며 “잘 간직하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손씨를 둘러싼 시민은 “힘내시라”고 함께 눈가를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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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54대 공원 폐쇄회로(CC)TV 영상과 공원 출입차량 133대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손씨가 진정을 냈는데 검찰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정민씨와 같이 있던 친구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고의로 폐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비롯해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손씨는 사건 당일 오전 3시30분 전화는 A씨 휴대전화로 하고 오전 4시20분 한강을 나올 때는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온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서초경찰서, 한강경찰대 등 경찰 30여명 인력이 한강 일대를 수색 중이며, 민간구조사와 자원봉사자도 동참하고 있다.
또 경찰은 A씨가 신발을 버리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A씨의 신발을 버리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 손씨는 A씨 가족이 A씨의 신발을 버린 점이 석연치 않다며 수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정민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은 완료했으며, 당시 정민씨와 함께 있었던 A씨가 탑승한 택시,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조사해 동선의 상당 부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