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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최근 1개월 내 달걀 구매 경험이 있는 시민 1007명을 대상으로 ‘케이지 프리(Cage-Free)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4.0%가 난각표시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난간표시제로 표시되는 정보의 내용을 정확히 아는 시민은 전체 응답자의 6.4%에 그쳤다.
또 난각표시제를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44.9%만이 실제 이를 고려해 구매했다고 응답하여 인지도와 구매 경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주된 이유로는 △표시되는 정보가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하거나(31.8%), △포장재에 가려져 확인이 어려움(25.5%)을 꼽았다.
2019년 2월부터 달걀 껍질에는 10자리 달걀 생산정보가 적혔다. 첫 4자리는 산란일자다. 산란일이 3월1일이면 0301로 표기한다. 그다음 5자리는 생산자고유번호로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에서 고유번호를 통해 달걀이 어느 농장에서 생산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1자리는 사육환경번호를 의미한다.
사육환경번호 중 1번은 닭을 풀어 키우는 방사,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는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일반 케이지다. 숫자가 높아질 수록 밀집사육의 형태로 닭의 사육환경이 열악한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케이지 속에서 키운 닭이 낳은 3, 4번 달걀 대신 1, 2번 달걀(케이지 프리)을 선택한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동물자유연대의 조사 대상 중 39.3%가 최근 1개월 이내 케이지 프리 달걀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케이지 프리 달걀의 구매이유로는 △식품 안전성 (25.8%) △달걀 품질 (24.5%) △신선도 (22.0%) △동물복지 (18.4%)등이 꼽혔다. 반면 비구매 이유는 가격(60.4%)이 가장 컸다. 특히 케이지 프리 달걀에 대한 향후 구매 의향을 묻는 질문에 64.3%의 시민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지만, 시장가격 제시(일반란 대란 30구를 5000원으로 가정, 케이지 프리 달걀은 1.8배인 9000원을 제시) 후에는 35.2%로 낮아진 것을 봐도 가격에 민감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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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물자유연대는 4번 케이지 달걀의 포장재를 제시하고, 연상되는 사육환경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1.8%가 케이지 프리일 것이라 응답했다며 달걀 포장재가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달걀 껍데기에 숫자로만 표기되는 난각표시제는 사전 지식이나 소비자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포장재에 명시하는 포장재 표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U의 경우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난각과 포장재 모두에 사육환경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포장재에 난각에 표시된 번호에 대한 설명과 포장재 전면에 방사 사육(Free range)와 케이지 사육(Caged)여부를 표시토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