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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이한열 열사 뜻 이은 ‘민주 부모들’ 국민훈장 수여

최정훈 기자I 2020.06.10 10:30:00

6·10 민주항쟁만으로 이한열 母·박종철 父 첫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
민주항쟁 헌신한 종교계·법조계·학계 운동가도…전태일 열사 母도 포함
인혁당 사건 폭록한 조지 오글 목사·故제임스 노트 신부, 국민포장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1987년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가 군사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이다 숨진 이후 그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화운동을 이어온 박 열사의 아버지와 이 열사의 어머니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

민주화운동으로 국민훈장 모란장 대상자는 12명으로 6·10 민주항쟁만으로 국민훈장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3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조형물 제막식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10일 행정안전부는 민주화와 대통령직선제를 주장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인 6·10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는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서울 용산구에 있는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던 민주인권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6·10민주항쟁 등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먼저 1987년 경찰에게 고문치사를 당한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고(故) 박정기(89)씨와 같은 해 민주화운동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80)씨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박씨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자식을 잃은 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를 결성해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함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배씨는 6·10 민주항쟁 이후 희생자 유가족과 유가협를 결성해 민주화운동 현장을 지원하고 민주화운동의 계승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또 1970년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고(故) 이소선(81)씨도 전(前) 유가협의 회장으로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6·10 민주항쟁 당시 헌신했던 종교계 민주화 운동가들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대상자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인권운동과 반독재운동에 앞장섰던 고(故) 박형규(92) 목사와 민주구국선언, 민주화를 위한 강론 등으로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한 고(故) 지학순(71) 주교도 포함됐다. 또 천주교 사제인 고(故) 조철현 전(前) 5·18기념 재단 이사장에게도 모란장이 수여됐다.

이어 법조계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민주화 운동가에게도 모란장이 수여됐다. 고(故) 조영래(43) 인권변호사뿐 아니라 △고(故) 성유보(71) 전(前)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고(故) 김진균(66) 전(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故) 김찬국(82) 전(前) 상지대학교 총장 △고(故) 황인철(52) 인권변호사가 포상 대상자다.

국민포장에는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인 인민혁명당 사건을 폭로한 조지 오글(91) 목사와 고(故) 제임스 노트 신부에게 수여됐다. 조지 오글은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진실을 공개하고 추방 이후에도 한국인권 향상 운동을 전개하여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제임스 노트는 인혁당관계자 형집행 등에 항의해 추방되는 등 한국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대통령표창은 △이순항(86) 3·15의거 기념사업회 고문 △최갑순(63) 전(前)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홍종흠(77)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원로자문위원 △최우영(77)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고문 △페리스 하비(84) 미국연합 감리교회 목사에게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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