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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에 탈퇴 비용 내야” 첫 인정…브렉시트 협상 ‘진전’

김형욱 기자I 2017.07.14 10:24:04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최고책임자인 미첼 바니에르(오른쪽)와 카윈 존스 웨일즈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브렉시트(Brexit) 협상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탈퇴 후 EU에 비용을 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내주 본격화하는 협상을 앞두고 EU와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방식을 두고 대립하던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협상에 진전을 보이리란 평가다.

조이스 애널레이 영국 브렉시트 장관 등 영국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문서에는 ‘재정적 조정(financial settlement)’이란 말과 함께 “영국은 EU에 의무를 다해야 EU를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측은 영국 정부의 이 같은 변화가 잠재적으로 중요한 진전이라며 호평했다. 강경한 브렉시트론자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앞서 ‘공정한 조정’을 말하기는 했지만 의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었다.

영국과 EU는 오는 17일에도 브렉시트 협상을 열기로 한 가운데 영국의 EU 탈퇴비용 지불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EU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려면 총 1000억유로(약 130조원)는 EU에 지불해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영국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EU가 계속 터무니없는 액수를 주장한다면 헛수고(go whistle)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EU측 협상 최고책임자인 미첼 바니에르는 “영국이 최소한 법적 금액 지불 필요성을 인정해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시간은 가고 있다”고 맞받아쳤었다.

한편 영국은 지난해 4월 국민투표 끝에 EU 탈퇴를 결정하고 최근 EU와 협상을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 3월에는 정식으로 EU에서 빠지게 된다. 그러나 최근 총선에서 강경(하드) 브렉시트파인 메이 총리의 영국 보수당이 의회 내 단독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하면서 EU와의 이후 관계를 중시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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