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설립이래 처음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키로 했다. 이는 최근 악화된 경제상황과 침체된 조선업 시황을 고려한 선택이다.
20일 현대중공업(009540) 노사에 따르면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지난 18일부터 2박 3일간 경주에서 열린 대의원 수련회에서 "올해 임금협상은 노사교섭없이 회사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올해는 우리나라 경제 전반이 지난 97년의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 문제를 회사에 맡겨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의원대회에서 임금인상 위임안건을 상정, 통과되면 이를 회사에 발송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년간 임금협상과 관련, 무분규 교섭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노조의 이번 조치에 다른 대기업 노사가 주목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현장 조합원들이 이해하기 쉽게 어려운 조선업계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면서 "노사가 힘을 합쳐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회사는 물론 조합원들의 고용과 권익향상도 이뤄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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