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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로 철강 제품을 운반하는 라이베리아 선적 ‘프리머스’호가 이날 우크라이나·루마니아·불가리아가 임시 설정한 인도주의 항로를 이용해 흑해를 빠져나갔다. 이 선박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오데사항에 갇혀 있던 선박으로, 현재 제3국 해역까지 안전히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주의 항로는 흑해 서부 해안을 따라 설정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번째 선박이 우리의 임시 흑해 항로를 성공적으로 항행해 루마니아 해역에 들어섰다”며 “이를 가능토록 한 모든 이들, 우리 항만노동자, 우리 전사들, 자유를 지키는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프리머스호는 지난 16일 오데사항을 출항한 홍콩 선적 컨테이너선 ‘조셉 슐트’호에 이어 인도주의 항로를 항해하는 두 번째 선박이다. 조셉 슐트호는 1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한 뒤 안전하게 흑해를 떠났다.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기업 단체인 농업위원회의 데니스 마르추크 부회장은 “앞으로 7~8척의 선박이 더 인도주의 항로를 (안전하게) 통과한다면, 머지 않아 곡물 등의 수출 선박을 위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흑해 곡물협정 체결 이후 1년 동안 약 3200만톤의 곡물 등이 수출됐다.
하지만 흑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인도주의 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안전보장 여부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한 뒤, 우크라이나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군사적 화물선으로 간주하겠다며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지난 13일엔 팔라우 선적 화물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특히 자국 군함과 유조선이 드론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이후 우크라이나 흑해항 일대 수출 기반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날 흑해 상공에서는 러시아 전투기와 미국의 드론이 대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며, 되돌아가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