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는 ‘프로 여자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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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는 A씨는 “배구를 잘 못했지만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없어 매일 참았다. ‘중학교에 가면 더 잘하겠지’라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운동을 못해서 욕먹고 선배들에게는 미움의 대상이었다. 매일매일 지옥이었다”고 했다.
A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집합 도중 발음이 안 된다고 동기 선배들을 머리박기를 시켰고 가 나다라를 외우라고(했다)”라며 “(내가)울면 (선배들은) 바가지를 가져와서 눈물을 다 받고 바가지에 다 채울 때까지 다 머리박기를 시켰으며 눈물, 콧물, 침을 뱉어서라도 오줌을 싸서라도 바가지를 채우라고 (했다). 그런 일은 거의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스트레스 위염이 생겨 일주일간 숙소를 떠나 집에 있다 돌아왔다”라며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선배들은 그동안 아침식사당번을 하지 않았으니 밥을 차리라고 시켰다. 결국 새벽에 일어나 혼자 밥을 차려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폭력 피해가 심해졌다며 숙소에 가기 싫어 방부제를 먹고, 스스로 목을 조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한 번은 어떤 선배가 공으로 얼굴을 때렸다. 쌍코피가 나 닦고 오니 다시 머리 박기를 시켰다. 선배는 ‘네가 잘하는 걸 찾아봐라’고 조롱하며 머리를 박은 채 코트를 돌게 했다”며 “무시를 당하면서도 엄마와 아빠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 부모님이 (선배들과 함께 먹으라며)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숙소에 찾아오면 정말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또한 그는 “선배들은 내 욕뿐만 아니라 부모 욕도 했다. 부모 욕을 듣는 날은 너무 힘들었다. 나한테 배구는 욕설이 일상이었다”며 “부모님은 아직도 내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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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과 함께 A씨는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의 스포츠 지원 포털 부분 캡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 속 내용은 A씨를 괴롭혔던 가해자가 활동한 기록으로 추측된다.
해당 사진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경기도 한 초등학교·중학교 배구부에서 선수로 활동한 기록과 2009년·2010년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한 기록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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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5일 “지난 10일 중학교 시절 이재영, 이다영의 학교 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또한 이번 일을 거울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