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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은행내에서 추진해온 큐럼(Quorum)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별도 벤처기업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JP모건이 지난 2016년에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한 큐럼 블록체인부문을 독립 회사로 분사시킬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큐럼 블록체인 사업은 올해로 35세인 여성 앰버 밸뎃 전무가 2년전부터 이끌어오고 있다. JP모건은 이를 통해 은행이나 제조업체 등 민간기업 고객들에게 특화된 디지털 원장(digital ledger)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워왔다. 이를 통해 기업체들에게 파생상품이나 국경가 지급결제에 있어서 청산 및 결제 역할을 대행해 줌으로써 사업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검토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결정은 내려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P모건 임원진은 큐럼 사업이 독립된 벤처기업으로서 경영됨으로써 장기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분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측은 전했다.
벤처기업으로 독립돼야 추가적으로 새로운 파트너를 받아들여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도 이 프로젝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ING그룹, IHS마르키트, 화이자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출신으로 현재 블록체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캐틴 롱 역시 “JP모건은 큐럼을 통해 월가의 표준을 만들고 싶어한다”면서도 “블록체인은 내부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말이 안되며 네트워크 효과가 생길 때에만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은행 외부와 협력을 더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마키오니 JP모건 대변인은 “분산원장 기술이 기업들에게 중요한 전환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루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지만 큐럼은 단순한 금융서비스를 넘어 성공적인 기업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JP모건의 행보는 암호화폐에 날을 세워온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지만 JP모건은 오래전부터 이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해왔다. JP모건은 지난 2013년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무려 175건에 이르는 특허를 신청했지만 자체 플랫폼 개발에 실패한 뒤로는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큐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JP모건은 지난달 내부 보고용 암호화폐 보고서에서도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을 둘러싸고 있는 혁신적 소용돌이(innovative maelstrom)이며 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암호화폐는 엄청난 가격 변동성과 신기술의 실험과 실패라는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여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탈(脫) 집중화와 개인간(P2P) 네트워크, 익명성 등을 열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