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포츠 경기 응원엔 역시 ‘치맥’(치킨과 맥주). 새벽에 열리는 이번 월드컵 경기 덕분에 무알콜 맥주와 치킨 너겟이 응원용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12시간으로 밤낮이 바뀌기 때문에 월드컵 경기는 우리 시간으로 새벽 1시·4시·7시에 포진해 있다.
◇ 새벽 경기에 무알콜맥주·아침 대용식 인기
이에따라 새벽 응원 후 곧장 일상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다소 아쉬운 마음을 무알코올 맥주와 간편 간식으로 달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대 249% 급증했다. 롯데마트와 11번가에서도 월드컵 개막 이후 최근까지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각각 21%, 92% 증가하며 인기다.
간편한 안주거리와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도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냉동밥 매출이 전년대비 137.6%, 샐러드 68.3%, 족발 50.2% , 너겟·치킨 30.5%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컵밥 매출이 120%, 씨리얼이 40% 늘었다.
11가에서는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치킨너겟 매출은 214%, 햄버거는 272%, 만두는 51% 상승했다.
◇ 침체된 유통업계 오랜만에 ‘활짝’
먹거리 뿐 아니라 편의점과 홈쇼핑 등은 전반적인 매출도 증가하며 월드컵 특수를 누렸다. 그동안 불황과 소비 분위기 침체 속에 속앓이를 하던 유통업계에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특히 편의점은 광화문과 강남 일대에서 진행된 길거리 응원으로 인근 점포의 18일 오전과 전날 심야 시간대 매출이 최대 10배 이상 오르며 호황을 누렸다. CU는 17일 밤 10시부터 18일 오전 11시까지 광화문 인근 5점포의 매출은 전주 대비 12.4배 올랐다. GS25는 18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광화문과 영동대로 인근 점포 매출이 8~15배까지 증가했고, 세븐일레븐의 광화문광장 인근 점포 매출은 10배 이상 뛰었다.
홈쇼핑은 경기 시간인 오전 7~9시 사이 매출이 평소에 비해 최고 2.5배 가량 늘었다. CJ오쇼핑은 경기 시간인 7시 15분부터 1시간 동안 판매된 아웃도어 상품 주문금액이 지난 주 같은 시간에 비해 150% 높은 4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시간당 매출이 평상시 보다 42% 높은 4억 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시작 전에는 브라질과의 시차와 부진한 평가전 성적 등으로 사실상 월드컵 특수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면서 “한국전 첫번째 경기를 치르고 난 분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고무적이어서 조심스럽게 소비 경기 반등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