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엑스포 D-100)`경제적 효과` 실체는

조용만 기자I 2010.01.21 12:34:08

7000만명이 6개월간 소비 유발..고용창출 등 부수효과 기대
올림픽의 3.5배 경제 효과..중국 GDP 2~3% 높일 수도
장밋빛 전망 일색..부작용 미리 점검해 볼 필요도

[상하이=이데일리 조용만 특파원] 상하이 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는? "아주 크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답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보다 3.5배 높은 경제적 부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시 GDP는 3~5%, 중국 전체 GDP는 2~3%정도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엑스포 주최측 인터뷰와 지난해 중국 현지언론 보도 등을 근거로 국내에는 대부분 이렇게 소개됐다.
 
정답의 사전적 의미는 `옳은 답`으로 돼 있다. 어떤 경우에는 `문제(혹은 출제자)가 원하는 답`을 의미하기도 한다. 백설공주의 계모가 거울에게 묻는 정답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다. 그러면 "경제적 효과가 아주 크다"는 옳은 답일까, 아니면 문제가 원하는 답일까.
상하이 엑스포 전시관에 마련된 행사장 모형 

◇ `경제적 효과` 올림픽의 3.5배..어떤 정답일까

 
상하이 엑스포는 경제적 측면에서 특히 주목받는 행사다. 중국과 상하이 자체가 세계 경제의 화두인 바에야. 상하이 엑스포가 투자와 소비를 통해 생산증대에 기여하리라는 것은 설득력 있어 보인다. 엑스포는 경제 올림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개막전에 건축과 시설투자 등으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중국이 엑스포 시설을 건립·운영하는데 들인 비용은 286억위안. 중국만 돈을 쓰는 건 아니다. 상하이 엑스포는 등록 박람회이기 때문에 각 참가국들이 독립된 전시관을 자비로 건설·운영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도 예산을 들여 최대규모 국가관을 짓고 참여했다. 여러나라 자금이 이런 형태로 엑스포에 투입돼 경제적 효과를 높이는데 일조하게 될 게다.

개막후에는 7000만명으로 추정되는 내외국인들이 6개월간 상하이 주변에서 먹고, 자고, 쓰면서 유발되는 소비와 이에 따른 생산증대가 가세한다. 올림픽과의 비교는 지난해에 나왔다. 7000만 관람객의 소비 등을 계산해 보면 엑스포의 경제효과는 794억7700만 위안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베이징 올림픽 보다 3.49배가 많다는 것.

◇ `7000만명, 6개월간`의 소비 유발..간접 효과도 상당
 
간접적 효과도 상당하다. 엑스포에 따른 관광수입은 3100억 위안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8년 관광수입(2060억위안) 대비 50% 급증한 수준이라고 한다. 건축, 물류, 컨벤션, 호텔, 교통 등에는 엑스포 특수가 예상되고 고용창출 효과도 뒤따를 전망이다. 중국 전체 GDP의 20%를 차지하는 장삼각 경제권의 통합이 촉진되면서 이에 따른 직간접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엑스포 행사장에 건립중인 한국관. 공사중인 건물 앞으로 조감도가 보인다.

상하이는 엑스포를 통해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게 된단다. 그동안 이미 많이 고치고, 짓고, 파고, 닦았다. 막바지 공사가 아직 진행중이지만, 행사장 부근은 처음 가봤던 1년반전에 비교하면 참 많이 변했다. 달라지고 있고, 변화가 예견된 건 분명하다. 

장밋빛이라서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적 행사가 그렇다. 사전에 긍정적 효과는 부각되지만, 전망이 어느 정도로 들어 맞았는지 사후 검증은 제대로 안된다. 검증을 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낙관적 전망을 전달하는 언론쪽도 부담이 적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라는 이데올로기가 개입될 수도 있고.

맞을지 틀릴지는 누구도 모를 일. 섣불리 평가하기 보다 과거의 경험을 더듬어 보자. 2008 베이징 올림픽. 누구나 올림픽 특수를 얘기했지만 개막후엔 없었다. 국가적 대사를 맞아 인위적 부양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틀렸다. 올림픽 기간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12% 하락했다. 중국 경제는 `골짜기 효과`(Valley effect)를 걱정해야 했다. 올림픽 같은 대규모 이벤트에 앞서 과도하게 이뤄진 투자가 행사 이후 급감, 경제가 고꾸라질까봐 투자자들은 노심초사했다. 골짜기 효과는 올림픽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 `장밋빛 전망`..경제효과 실체 좀 더 지켜봐야

한가지 더 짚어보자. 중국 국내외의 유명한 연구기관과 금융기관, 학자들이 내놓은 경제전망을 보자. 대부분 9~10%, 낙관과 비관의 정도에 따라 1~2%씩 가감되는 수준이다.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의 강도와 시기, 인플레이션,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와 수출 회복 등을 중국경제의 변수로 꼽는다. 중국 GDP 성장을 2~3% 높여준다는 엑스포 요인은 리스트에 안 올라있다.

엑스포의 소비, 관광 효과는 하반기에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안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주최측이 말하는 엑스포 경제효과를 전문가들은 보지 못하는 것인지, 구체적 예측이 힘들어서 변수에 집어넣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엑스포에 대한 주최측과 전문기관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엑스포의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어떤 의미의 정답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나올 내년 이때쯤이면 대강 윤곽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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