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경기 둔화에 따른 영국의 집값 조정세가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월 주택가격이 전년비 기준으로 7년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주요 부동산 컨설팅업체가 정부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31일(현지시간) 부동산 정보업체인 홈트랙을 인용, 영국의 8월 주택가격이 평균 16만7000파운드(30만5490달러) 전월비 0.9%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8월보다는 5.3% 낮아 2001년 조사를 개시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처드 도넬 홈트랙 리서치 디렉터는 "가격 하락 수준은 다소 완화됐지만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당분간은 이렇다 할 매수세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주택가격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도자들은 평균적으로 호가의 90.7% 수준에 주택을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가 대비 판매가는 홈트랙이 주택시장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핵심 지표로, 이 수치가 93%를 하회할 경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주요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로열 인스티튜션 오브 차터드 서베이어(RICS)는 영국 정부가 주택시장 회생을 위해 "분명하고 단호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부동산 시장은 작년 8월 신용경색 위기가 시작된 이후 지속적인 매출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RICS는 정부가 특히 모기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모기지증권(MBS)이나 커버드 본드를 국채와 교환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을 통해 모기지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
영국 모기지 대부업자들은 신용경색 위기가 발발하기 이전까지 주로 MBS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상반기에만 962억유로(1411억4000만달러)의 MBS가 발행된 바 있다. 그러나 신용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기피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