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30일(현지시간) EU의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과 관련한 국내 기업의 의견을 취합해 유럽한국기업연합회(KBA Europe)와 공동으로 EU 집행위에 의견서를 전달한다고 29일 밝혔다.
무역협회는 의견서에서 “산업의 탄소 중립 실현과 공급망 다변화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EU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해당 법안의 일부 조항이 기업들에 부담을 전가하고 불확실성을 가져올 우려가 있어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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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U 집행위는 오는 2030년까지 EU 연간 수요 대비 채굴 10%, 제련·정제 40%, 재활용 15%에 해당하는 전략 원자재를 역내에서 조달하는 것을 벤치마크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무역협회는 “벤치마크 목표가 기업들을 압박하는 새로운 규제로 탈바꿈되지 않도록 EU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만 명시하고,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벤치마크 목표 수준을 점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회원국 기업 모니터링과 관련해선 “법안 초안에 따르면 최종재 생산 기업들은 EU 집행위 모니터링에 대비하고자 협력업체들의 원자재 수급 정보를 모두 파악해야 해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며 “핵심 시장 참여자의 범위와 정보 제공 범위를 제한하고, 기업들로부터 습득하는 기밀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또 “대기업에 대한 공급망 감사·이사회 보고 의무도 핵심 시장 참여자 모니터링 조항이나 ‘공급망 실사 지침’, ‘배터리 법’ 상 공급망 실사 의무와도 중복될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이 필요 이상의 행정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영구 자석 라벨링 규정에 따른 중소기업의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앞으로 영구 자석 재활용 비율 의무 도입 시 업계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달라는 요구와 전략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 ‘환경 발자국’에 대한 세부 가이드를 제시해달라는 요구 등도 의견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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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역외기업 대우와 관련해선 “탄소 중립 산업 육성이라는 본 법안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선 EU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기업들에 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혜택을 균등하게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이어 “탄소 중립 전략 산업은 2030년까지 역내 생산을 연간 수요의 40%까지 높이도록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목표가 벤치마크가 아닌 기업 규제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도 언급했다.
탄소중립산업법 시행 시기에 대해선 “본 법안이 규제 간소화, 재정 지원 강화 등 기업들의 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친기업적인 조항을 담고 있는 만큼 많은 기업이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역내 투자를 집행할 수 있도록 빠른 입법 처리를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또 공공 조달 시 단일국가 의존 비율을 도출하는 세부적 산식과 탄소 중립 산업의 ‘최종재’ 정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는 건의도 의견서에 포함했다.
조빛나 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산업법는 EU의 그린딜 목표 달성과 탄소 중립 기술의 공고한 역내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핵심 법안으로, 양 법안을 통해 역외기업의 EU 내 투자를 장려하는 건 환영한다”면서도 “일부 조항들은 기업들에 혼란을 일으키고 또 다른 규제 조항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 지부장은 “특히 핵심원자재법의 영구 자석·기업 모니터링 관련 조항을 적용받는 기업들에 필요 이상의 행정적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며 “이번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포함해 최종 법안엔 법안 도입 취지에 맞게 규제 완화와 산업·기술 육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