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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7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청문 절차까지 감안하면) 35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역순으로 해보면 지금 진행해야 될 시점”이라며 “조만간에 (윤 당선인에게 후보군을) 보고 올릴 생각이다. 5배수(후보군이라고 보도된 기사)는 오보”라고 말했다. 금주에 후보군을 추려 보고한 뒤 인사 검증을 시작하는 셈이다.
인수위가 추산한 결과 인사청문요청안 국회 송부, 인사청문특위 구성,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 본회의 표결 등을 거치는데 약 35일이 걸린다. 인사검증 자료 조회·검토에 약 1주일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대통령 취임일인 5월 10일부터 역산하면, 금주부터 후보군 보고·검증이 불가피하다.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서 한덕수 전 총리는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윤 당선인이 지난 26일 인수위 워크숍에서 키워드로 제시한 ‘실용주의·경제’ 관련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를 졸업한 한 전 총리는 주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미대사,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한 전 총리는 통화에서 “워낙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어서 평소에 개인적으로 (다방면 이슈를) 공부하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포퓰리즘 문제 해결 등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을 밝힌 것이 전체적인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그는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면 재정 상황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포퓰리즘 정책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는 임무를 가진 최후의 보루”라고 밝혔다. 이어 “표를 얻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도 않은 정책들이 선거 기간 쏟아져 나온 만큼 문제가 있는 공약에 대해선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고 인수위 과정에서 걸러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한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두루 거쳤다. 인수위는 더불어민주당의 ‘송곳 인사검증’을 무난히 통과할 만한 인물을 구하는데 공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는 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이다. 민주당이 수용할 만한 적임자를 찾는 것도 관건이다.
아울러 안철수 인수위원장, 박용만 전 두산 회장,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4선 중진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도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이 보시기에 빈틈없는 국정 운영이 되도록 인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유능한 정부로 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후보를 알아보고 검토·검증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