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그동안 고집했던 ‘여론조사 후 단일화 경선’을 철회한 것에 대해서는 “현실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을 고려해 윤 후보와의 담판을 지었다는 뜻이다.
두 후보 간 공약 차이는 대선 후 인수위원회 등을 통해 조율해나가기로 했다. 합당 절차와 과정도 대선이 끝난 후에 양당 간 합의로 이뤄나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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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지난 27일 합의문 내용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어떤 마음의 변화가 있었나?
△(안철수)그때 이후로 많은 고민을 했다. 많은 분의 말씀을 들었다. 저는 지난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서 몸 던져가며 정권 교체에 몸 바친 사람이다.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했다. 저는 그 대의에 따르는 것이 개인적인 손해가 나더라도 맞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7일 이후 개인적인 노력을 어떻게 했나?
△(윤석열)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소통했다. 안 후보를 그전부터 뵙고 또 여러 차례 만났으면 훨씬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았다. 어제 우리는 TV토론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만났다. 구체적인 조건 없이 우리가 공동 선언문에서 말한대로 대의를 함께 하고 결의를 다지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안 후보님과 함께 국민 앞에 서게 됐다.
-안 후보는 며칠 전까지 여론조사 아니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안철수)여론조사 가능한 시간이 이미 지났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들 알겠지만 지난 10년간 저는 정치권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다.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할 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제가 정치 시작한 것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 변화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그렇게 되면 오늘 제 결심에 따라서 실망한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본다. 제3당으로 존속하길 바라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실행력을 증명하겠다. 그분들께 보답하겠다.
-합당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나?
△(윤석열) 방금 안 후보가 말한 것을 잘 세겨봐 주길 바란다. 우리는 안 후보와 국민의당 관계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3지대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고 정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계에 투신해서 닦은 경륜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힘을 합치자고. 국민의힘 철학과 가치 폭을 넓히고 우리와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씀드렸다.
저는 지난 27일에 여러분들께서 기대했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도, 안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 소신있는 정치 활동을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게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본다. 안 후보와 양당 합당,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도록 가치와 철학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안 후보 사퇴 계획은? 유세 지원 계획은?
△(안철수) 그건 정해지면 말하겠다.
-이준석 대표와의 앙금은? 선언문은 누가 작성했는지?
△(안철수) 저는 관심 없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귀를 안 기울인다. 무슨 말을 한지 모른다. 알려달라.
선언문은 초안이 있었다. 밤사이 다듬고 그것을 윤석열 후보에게 물었다. 윤 후보께서 고칠 부분이 없다고 했다. 흔쾌히 동의해서 선언문을 읽었다.
-아까 행정적 업무 관련해서 입각을 고려하는 것인지?
△(안철수)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앞서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지 않나. 우선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정권 교체가 중요하다.
선거에서 그런 말이 있다. 고개를 드는 순간 진다. 지금 이렇게 단일화한 게 선거 승리했다는 말이 아니다. 더 겸허하게 저는 더 열심히 노력하고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국민들에게 효도를 해야지 우리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고 말하겠다. 그 다음에 선거 승리를 하고나면 제가 어떤 일로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은 그 때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지금 현재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인 정당,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다. 일부 작은 기득권 세력만 보호하는 그런 옛날 모습의 정당으로는,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하더라도 다시 실패를 할 수 있다. 또다시 국민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우선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을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
-안 후보 측의 사과 요구도 있었다. 지방선거와 합당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윤석열)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 누가 누구에게든 사과하고 누가 누구에게 사과를 받고 하는 이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래로 가는 생각만 머리에 차 있다.
지선보다도 대선 직후에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새벽 만남은 누가 제안?
△(윤석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안 후보나 저나 서로 만나고 싶어 했다. 그런 얘기를 TV토론 후 연락이 돼 됐다. TV토론 후 저도 하나의 일정이 있었다. 그거 마치고 안 후보가 조금 기다려줬다. 제 일정이 끝날 때까지. 그래서 늦은 시간에 만났다. 새벽 두 시 넘도록 대화했다. 아침에 국민 여러분께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됐다.
-안 후보 다당제가 평소 소신인데, 그 소신에 반하는 게 아닌가?
△(안철수) 저는 다당제가 제 소신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지금까지 1987년 체제 이후로 양당제가 나름 역할 했다. 민주화도 했다.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그렇지만 이게 한계에 부딪혔다. 양당이 극한 대립으로 싸우면서 국민 민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더 나아가서 선거에 이긴 사람들이 세금으로 자기 편 먹여 살리는 일하고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2개가 필요하다. 하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혁이다. 지금의 소선거구제로는 거대 양당만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는 대통령 결선 투표 도입이다. 이 문제에 대해선 학자마다 ‘개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저는 우선 헌법재판소에 판결부터 얻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것이 위헌의 소지가 없다면 바로 선거법을 통과시켜서 다음 대선부터는 이런 후보 단일화가 필요 없는 정말 바람직한 대통령 선거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입장에서 저는 민주당도 (정치 개혁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민주당도 선거에 승패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이야기 했던 그런 다당제 기반이 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과 대통령제 개편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하겠다. 권력구조에 대한 부분은 함께 합의해서 진행되길 바란다.
-대선 6일 앞두고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서로 공약이 다른 부분도 있는데.
△(윤석열) 저와 안철수 후보의 공약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다. 단일화나 합당을 통해 정부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은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데 있다. 그런 취지로 봐 달라. 서로 다른 부분은 저희가 또 의견을 조율해 가면서 하도록 하겠다.
△(안철수) 추가로 말하겠다. 그래서 인수위가 있다. 인수위는 공약 가지고 실행 가능한지, 실제로 거기 있는 재정 추계를 한다. 그 부분들이 실현 가능성 있는지 점검한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군대에서의 고칠 점이 많지 않은가. 병사 월급 또는 최첨단 무기체제 우선 순위 등이다. 예를 들면 병사 월급이 더 필요한 것인지 고성능 비행기가 더 중요한 것인지. 이런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각자 분야의 전문가가 있다. 우리는 우리대로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그래서 함께 모여서 인수위에서 논의를 하는 것이다. 저는 보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훨씬 더 좋은 안을 만들 수 있다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