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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페어몬트호텔에서 진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연말까지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시장에서 나타난 이중가격 현상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중가격 현상은 같은 아파트의 같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는 갱신계약과 적용받지 않는 신규계약 간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홍 부총리가 추가 보완책 마련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변 시세와 물가 등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표준임대료를 산정해 이를 기준으로 임대료 상승률을 정하는 표준임대료나, 신규계약에도 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시장 가격에 제한이나 규제를 가하는 정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신규계약에 대해 인상률을 제한하거나 표준임대료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민간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짜고 있는 단계로, 기본적으로 시장 가격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큰 전제를 깔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가격 문제가 현실화되는 건 임대차법 도입이 2년째 되는 내년 7~8월일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서 그 시기에 임박해 대책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아니고 연말까지는 문재인 정부에서 그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자 하는 의미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완책의) 방향성은 11월 말 정도에 나오고 12월에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외 연내 추가적인 부동산대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내는 게 능사가 아니다”며 “이미 내놓은 주택공급 대책을 포함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게 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지도록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징후가 나타나면 시시각각 국민들에게 전달해 주택시장의 과도한 심리적 변동성을 제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올 들어 지난 5월 이래 다섯번에 걸쳐 ‘집값 고점’ 경고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막연한 생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게 아니고 과거에 위기가 왔을 때 1~2년 후 떨어졌던 경험에 비추어 주택 가격이 마구 오를 수만은 없다는 점과, 금리 상승,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 조정 문제 등의 측면에서 주택 가격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책당국자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일반 국민들은 일부 언론, 전문가의 말에 따라갈 수 있는 심리적 변동성이 있다”며 “낙관적이라거나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향후 또 (집값 하락의) 징후가 보일 때는 가차없이 그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