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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완화 발언과 관련,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화웨이 거래 허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커들로 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합의에 대해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화웨이의 거래 허용은 일반적인 사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상무부에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라이선스를 좀 더 많이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이미 화웨이는 대량의 미국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거래를 계속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 안보에 문제가 없는 제품에 대해 장비나 설비를 계속 팔아도 좋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가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명단)에서 제거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당장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관련해 “내일이나 내주 화요일 (이 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 우리(미국)의 하이테크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중국 기업 화웨이가 그들(미국 IT기업)로부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적었다. 다만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거듭 제시해 언제든 제재를 재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양국의 협상 전개 상황에 따라 화웨이 제재 카드를 언제든 꺼내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미국 정치권에서는 공화당에서조차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 “화웨이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는 분명히 양보한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판매가 주요 기술을 포함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면서 “만약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서 제거할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에 대항할 충분한 표를 확보, 화웨이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중대한 수출 통제를 받는 거래제한 명단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와 관련된다고 추정되는 민감한 사안에서는 거래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의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 관련 논의를 위해 상원의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