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중국 위안화 약세 등의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껑충 뛰면서 최근 1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의 장중 가격은 1140.64달러를 기록, 2013년 11월 기록했던 최고가 1137달러를 뛰어넘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161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최근 위안화 가치 평가 절하 영향으로 몸값을 높이던 비트코인은 이날 중국 중심의 자본 통제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폭을 키웠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포함해 위안화와 자본 유출 관련 비상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국영기업의 본국 송금, 미 국채 추가 매각 등도 검토 대상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거래의 90% 이상이 이뤄지는 중국에서 가격이 대체로 정해진다. 그런데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에 자본 통제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으로 돈이 몰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불확실성, 전문투자자들의 투자 확대 등도 비트코인 가격을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BTC차이나의 바비 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우리가 달러나 위안화를 보유할 필요가 없음을 상기시켜주며, 새로운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란 지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일종의 암호화폐다.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로, 각국의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독점하고 자의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것에 대한 반발로 탄생했다. 비트코인은 완전한 익명으로 거래되며, 컴퓨터와 인터넷만 되면 누구나 관련 계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