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 경매로 빌라 등 다세대 구입 적기
경매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연립·빌라 등 다세대보다 감정가가 비싸지만 환금성이 뛰어나고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립과 빌라 등 다세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동산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10월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소재 부동산 경매물건 가운데 다세대 물건의 낙찰가율이 높았다. 다세대의 낙찰가율은 9월 67.84%에서 10월 71.15%로 3.31%포인트 올랐다. 반면 아파트 낙찰가율은 73.70%에서 75.18%로 1.4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다세대 낙찰가율이 오른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다세대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과거에는 아파트를 낙찰 받은 후 3년 정도 지나면 아파트 값이 올라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패러다임이 깨지면서 빌라 등 다세대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외곽 지역 1억 미만 빌라도 등장
서울지역의 소형(33~66㎡) 다세대 낙찰가는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강남 2억~3억원, 강북 1억5000만~2억원 선이다. 소액으로 내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들은 경기도 등 서울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도와 인천 등에서는 낙찰가 1억원 미만에 다세대를 구입할 수 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2회 유찰된 주택을 집중 공략하면 싼 값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감정가가 1억원 중반인 빌라는 2회 유찰한 경우 1억원 미만에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빌라는 이처럼 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잘 팔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빌라를 사려는 사람은 오랫동안 거주할 목적이거나 싸게 산 만큼 시세 차익을 기대하지 않고 팔 것이라는 생각으로 낙찰 받아야한다. 하유정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연구원은 “경매로 낙찰받으면 시세보다 최대 50%정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팔 때도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경매 입찰시 주의할 점은 감정가가 유달리 저렴하거나 유찰이 2~3회 이상으로 잦은 물건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가가 저렴하면 권리상 하자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유찰이 잦으면 주거환경이 떨어지거나 물건상 하자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입찰 전에 물건을 분석해 봐야한다. 또 소형 주택은 임대차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정확한 세입자 분석을 해야한다. 직접 발품을 찾아 탐문하거나 법원의 점유관계조사서를 체크해 봐야한다.
■박합수 “내집 마련, 환금성 좋은 아파트로”
특히 중대형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64㎡의 감정가는 20억원이지만 낙찰가가 10억24000만원까지 하락해 11월 15일 입찰 예정이다.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전용 148㎡의 감정가는 8억5000만원이지만 낙찰가는 4억3000여만원으로 떨어져 11월 19일 입찰 예정이다. 박 팀장은 “충분한 자금이 있다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절반까지 떨어진 이들 중대형 아파트를 낙찰 받아 내집 마련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다세대를 낙찰 받을 경우는 재개발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박 팀장은 “3~4년 전에는 재개발 구역 내 다세대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들 지역 가운데 재개발이 해제된 곳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