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병수기자] 은행들이 자산운용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가지수연동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가지수는 낮다고 보고 이를 통한 고객 자금유인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예금을 받으면 은행들은 자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할 곳이 없어 고민하는 운용상의 부담도 어느 정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들은 나아가 고객 입장에서도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주가지수가 전반적으로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극대화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덕분일까. 각 은행들은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한시판매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조기 마감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들의 홍보문구만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까. 주가지주 연동 예금상품의 핵심 홍보문구는 "원금보장과 최고 몇 %의 수익률 가능" 이 두가지다.
이미 작년 12월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2호"를 판매한 신한은행은 당시 최고 15%를 제시했다. 지난 8일부터 이 상품을 판매한 국민은행은 최고 연 22.19%를, 내일(15일)부터 상품을 판매하는 조흥은행은 최고 연 25%의 수익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를 받기 위해선 주가지수가 무조건 오르기만 해서도 안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가지수가 오르는 것과 정비례해서 최고 수익률이 결정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의 핵심은 녹아웃(Knock out) 옵션이 있는 반면, 고객의 풋옵션은 없다는 점이다. 녹아웃 옵션은 주가지수가 가입시점에 비해 일정 수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자동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조흥은행(00010)의 경우 만기(1년)전 한번이라도 가입시점 주가지수 대비 50% 이상 상승하면 연 7.5%의 정기예금으로 자동 전환된다. 국민은행(60000)은 저축기간 중 한번이라도 기준지수 대비 60%이상 상승하면 지수등락에 관계없이 약정금리를 연 9.2%로 확정한다.
신한(05450)은행은 두가지 형태로 발매를 했다. "원터치형"은 기준일 KOSPI200 주가지수대비 35% 상승한 수준을 예금만기 이내에 한번이라도 터치하면 최고11% 를 고객에게 지급한다.
"상승형"은 예금 만기시점의 주가지수가 예금가입시점의 주가지수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에 그 상승폭에 비례하여 최고 15%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만기원금 보장 정기예금이다.
기준 상승률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은행이 녹아웃 옵션을 붙여놓은 것이다. 이 옵션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전환된다는 게 특징이다.
즉 은행이 제시한 일정수준의 상승률을 돌파했을 때 고객이 제시한 확정금리를 받을 것이지, 아니면 계속 만기 때까지 가져가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릴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풋옵션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각 은행들이 제시한 최고 수익률을 받기 위해선 주가지수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조흥은행의 예를 들면 만기 1년 동안 주가지수가 가입시점 대비 50%를 넘지 않으면서, 만기 시점에 49.9% 상승했을 때 은행측이 제시한 연 25%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최근 로또복권을 통해 65억원의 당첨자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상품은 만기시점의 주가지수 상승률을 어느 정도 맞춰야 최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흡사 복권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은행 관계자들은 어떤 금융상품보다 고객들의 판단이 중요한 재테크 상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