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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제약·바이오업계는 유한양행(000100)의 항암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유전자치료제 등 기술수출과 함께 셀트리온(068270)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잇따른 미국시장 허가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논란과 경남제약(053950)의 분식회계 및 탈세, 동성제약(002210) 등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 등 어두운 측면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남제약은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증권선물위원회가 경남제약에 대해 전형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지난 3월 대표이사 등을 검찰고발하고, 반년 동안 개선기간을 부여했음에도 제대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내달 8일 코스닥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여부 확정을 앞두고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더해 동성제약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으로부터 리베이트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감사원의 리베이트 혐의 포착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윤리경영을 확대하고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리베이트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도덕적인 문제들은 기업 이미지와 성장은 물론, 기술수출과 제품 수출계약 등 해외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의약품 생산·판매와 기술수출 등 계약을 할 때 상대 기업의 투명성과 윤리경영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자주 이뤄지는 제품 판매협약은 물론, 장기간 생산해야 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 계약과 기술수출 계약까지 기업의 도덕성은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반복되는 도덕적인 문제들이 일시적인 ‘성장통’인지 ‘만성질환’인지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도 회계처리와 리베이트에 대한 사안을 반복적으로 다뤄 논란을 지속하고 확대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