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은 2일 현장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사외이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학력, 연령, 성별, 직업의 제한은 없다. 다만, 롯데 멤버십 회원이어야 한다. 롯데에 애정이 있는 고객의 고언(苦言)을 듣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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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말 현재 롯데쇼핑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 3명을 포함, 총 6명이다. 현재 내년 3월에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 한 자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게된다. 새로 선임되는 고객 사외이사는 이 자리에 들어간다. 따라서 롯데쇼핑의 사외이사 수는 변함이 없다.
연봉 등 대우는 기존 롯데쇼핑 사외이사와 같은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올해 롯데쇼핑의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600만원선이다.
롯데 측에서는 새로 선임되는 고객 사외이사 자리는 평소 롯데의 분위기를 감안하다면 여성 사외 이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앞으로 여성 인력의 활용 여부가 성공하는 기업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할 만큼 ‘여성 인력 예찬론자’다.
롯데 관계자는 “아무래도 여성이 백화점과 마트 등을 자주 찾는 만큼 롯데쇼핑에 대해 그동안의 불편했거나 개선해야 할 점 등에 관한 의견을 많이 개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 타개 보다는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경영에 반영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실효 없다” VS “신선하다”
롯데의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부터 출산하는 모든 여직원들에게 별도로 신청하지 않더라도 1년간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이 또한 신동빈 회장의 특명에 따른 조치다. ‘근무하겠다’고 별도로 신청한 여성을 제외한 모든 여직원에게 적용된다. 롯데 모든 계열사의 정규직 뿐만 아니라, 파트타임 사원도 적용 대상이다. 이미 실시된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전체 인력의 35%를 여성으로 채용했다. 하반기 공채 뿐 아니라 앞으로 여성인력 비중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 롯데그룹의 계획이다.
롯데의 이같은 실험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가 하면, 신선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결국에는 고객 사외이사라는 제도가 전시행정 아니겠느냐”며 “VVIP를 위주로 선발해 거수기 역할만 시킨다면 말뿐인 고객 사외이사제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단 매우 신선한 발상”이라면서 “보수적인 유통업계에 롯데가 최근들어 선보인 각종 실험이 다른 업체에도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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