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최근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미분양주택 취득시 5년 간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키로 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양도세 감면 조치의 경우 과거 서울 대치동 타워팰리스의 사례를 비춰볼 때 정부가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면적 409㎡의 매매가가 55억~70억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대치동 타워팰리스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강남의 대표적인 미분양 단지였다.
당시 정부는 바닥까지 가라앉은 부동산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정기간(1998년 5월22일~1999년 12월31일, 2000년 11월1일~2003년 6월30일)에 신축주택(전용면적 165㎡이하)을 취득한 경우 잔금 지급일로부터 5년 안에 매각하면 기존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어도 100% 감면 혜택을 줬다.
이같은 정부의 양도세 감면 조치로 실수요자 뿐 아니라 강남 부자들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타워팰리스 1차(1499가구)분양과 2차 미분양 960가구 소진 시기가 양도세 감면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에 해당하는 타워팰리스 수백가구가 양도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타워팰리스 1차는 1999년 6월 3.3㎡당 1100만~1200만원에 분양했는데 2003년 10월 시세가 2000만~2200만원선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타워팰리스 매입자들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3.3㎡당 1000만원이나 되는 시세 차익을 얻은 것은 물론 양도세 혜택까지 고스란히 챙긴 셈이다.
당시 타워팰리스 184㎡(공급면적 기준·56평형)의 경우 시세 차익만 4억원이 넘었고, 양도세도 1억원을 절감했다. 공급면적 221㎡(66평형)은 양도세 감면액만 1억5000만원에 달했다. 결국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대박이 난 강남 부자들에게 정부가 나서 양도세 면제라는 선물까지 안겨준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