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커피, 설탕, 오렌지쥬스, 삼겹살 등 투자할 수 있는 해외상품선물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야말로 각자 투자 기호에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는 셈이다.
방법도 까다롭지 않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상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집에서 클릭 한번만으로 세계 주요 상품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품목들에 투자할 수 있다.
◇ 결심했다면, 계좌부터!
해외상품선물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거래할 수 있는 계좌를 만드는 것이다.
신분증을 들고 거래하고 싶은 선물사 지점이나 선물사와 연계된 은행을 찾아가 계좌를 개설한 후, 선물거래용 HTS를 다운받아 설치하면 준비 완료. 은행계좌에서 투자에 쓸 만큼의 금액을 선물계좌로 이체하면 상품 고르는 일만 남았다.
◇ 개인 주문 → 국내 선물사 → 중개사 → 해외 상품거래소
런던 LME. 뉴욕 NYMEX, 시카고 CME, 도쿄 TOCOM 등 세계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웬만한 상품들은 국내 선물사를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국내 투자자가 선물사 계좌를 통해 매수주문을 내면 선물사가 선물사명으로 국내외를 연결하는 중개사에 전달하고, 중개사에서 다시 해외 거래소에 주문을 넣는 방식이다. 포지션 청산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해외 선물거래가 국내 거래에 비해 수수료가 비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선물사와 중개사를 이중으로 거쳐야 거래가 성사되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런던이나 시카고 등 지구 반대편 도시에 있는 거래소의 경우, 당연하게도 우리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대에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유동성이나 변동성이 큰 시간대를 노린다면, 밤시간에 거래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 선물사들은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새벽에 주문을 넣어도 거래 체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최근에는 중국 등 아시아권 수급이나 재고에 따라 상품가격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아시아장의 변동성도 미국이나 유럽 못지 않게 커지는 추세다. 유태원 삼성선물 과장은 "요즘은 미국이나 유럽장보다 먼저 열리는 아시아장이 상품선물 가격을 주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환전 입금 필요 없으나.."환리스크 잊지 마세요"
해외상품선물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환율 변동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초 거래시 맡겨두는 증거금이나 마진콜을 당해 추가 증거금을 내야할 때 해당 통화로 내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상품가격 추이 외에 환율의 움직임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러나 환율 변동폭은 상품가격 변동폭보다 훨씬 작은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환율 때문에 손실을 입는다거나 거래손실을 환차익으로 메울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다.
국내 선물사들은 원화로 들어온 투자금액을 은행에 위탁해 환전을 대행해주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원화로 입금하면 `자동으로` 외화로 바뀌어 투자되는 것. 굳이 직접 환전해서 투자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품목별 증거금은 선물사 홈페이지나 해당 품목이 거래되는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상품 시가가 올라가면 증거금도 인상되므로 수시로 체크하는게 좋다.
◇ 전화주문만 가능한 품목도..떨린다면 모의투자부터!
국내 선물사들이 다루는 상품 종목들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금이나 원유 등 가장 기본적인 품목은 물론 구리, 고무, 철강 등 대표 원자재를 비롯해 최근에는 커피나 설탕, 오렌지쥬스, 면 등 이른바 소프트 커머디티(soft commodity)까지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
국내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 가운데 대부분은 HTS를 통해 온라인상 주문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LME의 비철금속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전화 주문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현지 거래소에서 정산 등을 이유로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 품목들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이 경우 국내 주문을 받아 해외 거래소에 전달하는 중개사가 수수료를 올려받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가 HTS를 통하는 것보다 5달러 정도 비싸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점.
해외상품선물 거래가 처음이라 긴장된다면, 실전에 앞서 연습삼아 모의투자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삼성선물은 해외상품선물을 실제와 똑같은 절차로 사고 팔 수 있는 모의투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거래는 최종거래일 전달 마지막 영업일까지만
또 하나 체크해야 할 점은 상품별로 최종거래일이 언제인 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유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원자재 상품의 경우 최종거래일의 전달 마지막 영업일까지만 거래할 수 있다. 예컨대 금 선물 6월물의 최종거래일은 6월26일이지만, 일반 투자자의 경우 5월말 영업일까지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해외 원자재 선물시장에서의 거래는 만기가 돌아오면 직접 실물을 주고 받는 실물 인수도 과정이 진행된다. 최종 거래일까지 선물 포지션을 들고 있으면, 실제로 원자재를 사서 넘기거나 받아들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
또 최종거래일이 다가올수록 해당 선물시장의 거래량이 줄면서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최종거래일 한달 전까지는 포지션 정리를 끝내놓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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