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인도-한국-베트남'를 연결하는 철강벨트를 구축, 아시아 지역에서의 포스코 위상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20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992년 국교 수교 이전에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포스코는 지난해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인 열연 및 냉연공장 신설을 결정한 데 이어, 올해에는 베트남 최초의 일관제철소 건설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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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최대 철강 수요 지역인 호치민市 인근 붕따우지역의 푸미 공단에 냉연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베트남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이례적으로 투자허가신청 한 달여만에 냉연공장 건설은 물론, 열연공장 건설까지 투자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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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이어 곧바로 130ha(약 40만평, 여의도 면적의 절반을 약간 넘은 수준)에 대한 부지조성 작업에 들어가, 현재 연약지반에 대한 지반강화공사(Plastic Board Drain, 관을 박아 물을 제거하는 공법)에 착수했다.
공장 건설을 맡고 있는 한동희 포스코-베트남 법인장은 "현재 항만부지 8만평에 대해 부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오는 2009월 3월 항만, 9월말에는 공장을 각각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법인장은 "동남아의 관문인 베트남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일본계 철강업계의 시장 장악력이 약해 신규투자 사업추진의 적지로 평가됐다"며 "특히, 푸미공단 지역은 철강산업 인프라의 필수요소인 전기, 용수, 도로 등이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트남 투자 규모는 오는 2012년 건설 예정인 열연공장을 합해 총 11억2800만달러. 이는 지난해 베트남 최대 규모의 투자로, 베트남 언론사들이 뽑은 10대 경제뉴스에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번 냉연공장 가동으로 연 120만톤 규모의 고급 건축자재, 오토바이와 상용차 등의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준비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상 준비작업이 적어도 2년 이상 걸리는 것에 비해, 이번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문제는 불과 1년만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일관제철소 건설 요청을 받자마자, 곧바로 사업추진팀을 신설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베트남 최대 국영조선사인 비나신 그룹과 제철소 건설의 사업타당성 검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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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제철소 부지는 17-20만톤 규모의 철광석 운반선 접안이 필요한 20~25m 해안수심 확보 등의 입지 조건을 감안할 때 중부 해안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억5000만~3억톤 가량이 철광석이 매장된 사케 광산이 중부지역에 있다는 점도 입지 선정의 주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일관제철소 건설은 이구택 회장과 응웬 떤 중 총리와의 직접적인 소통에 의해 준비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세 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연내 타당성 검토 이후 건설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의 이번 베트남 일관제철소에는 고로(용광로) 대신에,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쇳물 생산 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킨 공법)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쇳물 생산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동남아 시장 수급을 고려, 연 4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이번 냉연공장 건설에 앞서 연 10만톤 규모의 냉연 및 도금 강판을 가공할 수 있는 가동센터도 착공했다. 냉연공장 가동에 앞서 호치민 지역의 수요 창출과 함께 판매 네트워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
포스코는 이를 통해 인도에서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포항 및 광양 일관제철소, 베트남 일관제철소라는 삼각 형태의 철강벨트를 구축, 아시아 지역에서의 포스코 위상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