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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유치·개최 지원에만 '올인'…전문인력 키우는 예산은 1.8%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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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기자I 2026.10.21 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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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사각지대 마이스 산업 육성 '불균형'
내년 정부 마이스 예산 359억원 중 6.6억원뿐
약 17만명 종사자 1인당 4000원에도 못 미쳐
예산 일괄 삭감…디지털 전문가 양성사업 폐지
단기 성과 내기 쉬운 사업에만 지원 예산 편중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재원 확충하기 위해
출국납부금 인상…관광진흥기금 재정 늘려야"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내년도 정부가 편성한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MICE) 산업 육성 예산 가운데 인력 양성에 배정된 예산은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국제회의업 종사자 약 17만 명 기준 1인당 연간 40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성격상 마이스 산업에 속하지만 관련 법률 부재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이벤트업을 포함해 환산하면 1인당 인력 양성 예산은 2000원에도 못 미친다. 이벤트업은 업계 추산 종사자가 약 18만 명에 달한다. 인건비가 전체 운영비의 80%에 달해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임에도 인재 양성이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경북 안동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영마이스 앰버서더 총회'는 전국 12개 도시에서 활동 중인 지역 마이스 서포터즈 등 200여 명이 참여, 2박 3일 총회 기간 동안 워크숍과 토크쇼, 유니크 투어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한국마이스협회)
지난 8월 경북 안동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영마이스 앰버서더 총회'는 전국 12개 도시에서 활동 중인 지역 마이스 서포터즈 등 200여 명이 참여, 2박 3일 총회 기간 동안 워크숍과 토크쇼, 유니크 투어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한국마이스협회)
인력 의존도 높은데…인력 양성 예산 ‘뒷전’

20일 이데일리 관광·마이스 뉴스팀 더벨트(The BeLT)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부의 2027년도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시·마이스 산업 육성 예산 359억 원 가운데 인력 양성 예산은 6억 5900만 원으로 전체의 1.8%에 그쳤다. 전액 문체부가 편성한 예산이다. 전시산업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전시산업 육성 예산에 별도의 인력 양성 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내년도 마이스 산업 육성에 242억 원, 산업부는 전시 산업 육성에 117억 원 예산을 각각 편성했다.

문체부는 “마이스 전문인력 양성 예산은 올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25년 10억 원에 육박하던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신규 인력과 종사자 대상 직무교육 예산은 올해 이미 30%가 삭감됐다. 한때 4억 원이 넘는 예산으로 100명이 넘는 인원을 지원하던 인턴십 예산은 올해 1억 원으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에 맞춰 연간 3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던 디지털 전문가 양성 사업은 올해 아예 폐지됐다. 반면 여행 업계 종사자 대상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엔 올해와 같은 19억 6000만 원이 배정됐다. 콘텐츠산업의 AX 전문인력 육성에만 49억 6800만 원을 편성한 것과도 대비된다.

마이스협회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과 제안서 작성 등 교육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일괄적인 예산 감축 방침으로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 분야 디지털 인력 양성 예산은 여행·숙박업 등과 업종 성격이 다른 데다 예산도 빠듯해 별도 몫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업부의 내년도 전시산업 육성 예산은 올해 약 70억 원보다 68% 늘어난 117억 원에 달하지만, 인력 양성은 다른 부처와 기관의 지원 예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전시산업진흥회가 올해 진행한 취업지원 사업은 전체 예산 2억 5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을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원받았다. 2024년부터 경희대와 세종대, 한림대 등 3개 대학과 추진 중인 디지털융합형 무역전시 전문인력 양성 역시 5년간 투입되는 50억 원 사업비를 전시산업 육성 예산이 아닌 별도 재원으로 확보했다.

진흥회 관계자는 “공모로 확보한 예산이라 해당 부처나 기관 사정에 따라 언제든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AI 확산 직무 역량 변화…교육 뒷받침해야

업계에선 정부 정책이 국제회의·전시회 유치와 개최 지원에 치중하면서 전문인력 양성과 같은 기반 투자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 유치 건수와 참가자 수 등 단기간 성과가 드러나는 사업을 우선하면서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실제 문체부가 내년도 마이스산업 육성에 편성한 242억 원 가운데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 유치와 개최 지원에 배정한 예산은 129억 원으로 전체의 53%에 달한다. 유치 마케팅을 위한 해외 박람회 참가 예산을 포함하면 141억 원으로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반면 인력 양성에 배정한 예산은 6억 5900만 원으로 문체부 마이스 산업 육성 예산의 2.7%에 불과하다. 산업부 역시 전체 전시산업 육성 예산 117억 원의 85% 이상을 전시·박람회 개최 지원에 배정했다.

행사 유치·개최 중심의 지원 방식이 개별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견 컨벤션기획사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행사·단체 유치는 간접 지원에 불과해 직접 지원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AI·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 역량이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전문교육과 재교육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경북 안동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영마이스 앰버서더 총회'는 행사 기획 워크숍과 토크쇼, 유니크 투어 등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네트워크 구축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한국마이스협회)
지난 8월 경북 안동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영마이스 앰버서더 총회'는 행사 기획 워크숍과 토크쇼, 유니크 투어 등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네트워크 구축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한국마이스협회)
‘윗돌 빼 아랫돌 괴기’로는 한계…재원 늘려야

전문인력 양성 투자를 늘리려면 기존 예산의 배분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체 재원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사업별 배분액만 조정하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식 재배분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선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정 기반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26년 정부 예산안 기준 문체부 관광·마이스 예산의 80% 이상을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충당하고 있다. 정부가 인상을 추진 중인 출국납부금은 기금의 주요 재원 중 하나다.

하홍국 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신규 인력이나 재직자 외에 협회와 학회, 기업 담당자로 교육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며 “기금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출국납부금을 인상해 인력 양성 등 산업 기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6월 기준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협회·단체는 1만 7029개,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여는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 학술지를 발간하는 학회는 2741개에 달한다.

국제회의업 등록 사업체 대상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자금 융자 지원 방식과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최대 30억 원까지 지원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자금 융자를 받은 국제회의업체는 23개사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제회의업에 등록된 사업체 1738개사의 1.3% 수준이다.

한 컨벤션기획사 대표는 “여러 차례 융자를 신청했지만 금융기관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포기했다”며 “담보 여력이 부족하고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 특성을 반영해 융자 지원 방식과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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