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주를 공격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수니파 분리주의 단체 ‘자이시 알 아들’의 근거지를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발루치스탄 등 이란-파키스탄 국경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자이시 알 아들은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에서 분리 독립하는 걸 목표로 테러 활동을 자행해 왔다. 다만 이란이 미사일까지 동원해 파키스탄 영토를 공격한 건 처음이다.
파키스탄 측은 이란의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사망하고 소녀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파키스탄의 주권 침해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항의 성명을 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날에도 쿠르디스탄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시설을 탄도미사일로 공격,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라크 민간인이 최소 4명 사망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공격이 이스라엘군이 혁명수비대와 친이란 군사조직 지휘관을 사살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혁명수비대가 쿠르디스탄 중심지 아르빌에 있는 미국 기지도 겨냥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같은 날 혁명수비대는 이달 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마이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IS가 자살 폭탄 테러를 벌인 데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의 ISIS 근거지도 공격했다.
이란이 잇따라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혁명수비대는 ‘순교자’들의 복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보복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란의 공격이 분쟁이 확산될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란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관계자를 인용해 추모식 테러로 고조된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이란이 군사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네츠르반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 대통령은 “우린 (이란의) 테러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느다”며 “지난밤 사건은 역내 불안이 여전히 매우 심각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