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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이곳에서 공연하는 ‘우리 읍내’는 국립극장이 제작하는 무장애(배리어 프리, Barrier-free) 공연이다. 원작은 손턴 와일더가 1938년 발표해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 미국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던진다.
이번 공연은 ‘신체극의 대가’로 불리는 연출가 임도완이 각색과 연출을 도맡았다. 원작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작품의 시대적·지역적 배경을 1980년대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으로 옮겨왔다. 여기에 원작 속 에밀리 가족을 장애인 가족으로 설정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배우들의 구성도 색다르다. 농인 배우 2명이 청인(음성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 14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수어로 연기를 주고받는다. 수어 통역사 5명, 음성 해설사 1명도 이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배우들과 함께 극을 이끈다. 자막은 물론 FM수신기를 통한 음성해설도 제공해 기존 연극과는 전혀 다른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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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연출은 개막 전날 가진 언론시연회에서 “무장애 공연은 특별할 것 없다. 장애가 있든 없든 우리는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며 “농인과 청인이 같이 연기한다는 특별한 의미보다 일상 속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영이 극 말미에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말하는데, 그 말처럼 이 작품은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모른다는 걸 잘 보여준다”며 “상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경청하려고 한다면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안창현이 현영과 사랑에 빠지는 민규 역으로 출연한다. 박지영, 안창현 외에도 권재원, 정은영, 양주현, 성원, 이정은, 임채현, 구본혁, 김우경, 김미령, 윤진희, 이상일, 한지훈, 이승우, 김우중 등이 출연한다. 음성 해설 하승연, 공연 수어통역 박미소, 변정현, 성지윤, 이미숙, 조유나 등이 함께 한다. ‘우리 읍내’는 오는 25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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