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도 `친명` 일색…'김건희 특검' 등 野 강경노선 예고

박기주 기자I 2022.08.28 18:52:31

최고위원 당선자 5명 중 4명이 `친명계`
김건희 특검법, 이재명 지키기…강경 행보 사활걸 듯
新 이재명계에 `처럼회` 등 강경파 대거 포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당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 갈 최고위원의 진용도 드디어 확정됐다. 그동안 민주당의 강경 노선을 주창했던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데다, 최근 이 대표의 주변에 ‘처럼회’ 등 강성 의원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이재명호(號)’의 행보도 윤석열 정부와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열고 5명의 최고위원 당선자를 발표했다. 수석 최고위원으로는 정청래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의원 순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당선된 최고위원의 가장 큰 특징은 5명 중 4명이 ‘친명계’ 의원이라는 점이다. 정청래·박찬대·서영교 의원 등은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이번 최고위원 선거를 치렀고, 장경태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지지 모임으로 분류되는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의 멤버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고민정 의원 만이 유일한 ‘비명계’(非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의 최근 행보가 강경 일변도라는 점은 ‘이재명의 민주당’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실제 최근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허위 경력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에는 이들 의원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에서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막힐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 가능한 제도를 모두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울러 이들이 선거 과정에서 앞세운 ‘이재명 지키기’라는 슬로건을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 대표에 대한 수사 확대 등 공세를 펼 경우 전력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당내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탄핵안 발의 관련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만큼 ‘강대 강’ 대치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위원 외에도 이 대표를 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봐도 민주당의 강경노선이 전망된다. 오랜 기간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 ‘7인회’의 경우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을 강하게 추진한 처럼회 등이 ‘신(新) 이재명계’의 주류가 되기 시작했다. 이 그룹에는 7인회 시절부터 이 대표를 보좌한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 최강욱, 황운하, 김용민, 김의겸, 민형배 의원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당 중진으로 당헌 개정 등을 통해 이 대표의 도우미로 나선 이들도 있다. 정세균계 좌장이자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안규백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재명 방탄’으로 논란이 된 당헌 80조 개정에 적극 찬성해 이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과거 박원순계로 분류됐던 박홍근 원내대표와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다방면으로 이 대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탕평 인사’로 당은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 대표는) DJ, 노무현, 문재인 세력과 진보 세력,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당원을 하나로 단결시켜야 한다”며 “당직 인선에 능력과 탕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인사를 비난하면서 똑같은 인사를 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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