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형제의 회삿돈 횡령 혐의 항소심에서 최 회장 형제는 이 사건은 김원홍 씨와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간 범행이라고 주장 해왔는데, 김 씨와 항소심 선고기일(8월 9일)에 임박해서까지 교류하면서 재판 전략을 짜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원홍 씨의 체포가 SK그룹과 사전 협의 됐다는 ‘기획체포설’을 제기하면서, 체포 과정의 수상한 점을 담은 의견서를 8월 6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에 제출했다. 그러나 SK그룹은 최 부회장의 대만 출국과 김원홍 씨와의 만남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기획체포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획체포 vs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수차례 증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씨가 거부해왔다는 점, 언론을 통한 김 씨 체포 기사가 난 뒤 SK그룹이 발 빠르게 변론재개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들어 ‘기획체포설’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조차 2011년 김 씨에 대해 해외 도피 등의 이유로 기소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항소심 선고를 불과 며칠 앞두고 김원홍 씨가 대만 경찰에 전격 체포된데다 최재원 부회장도 함께 연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SK그룹 관계자는 “최재원 부회장이 김원홍 씨를 만난 것은 그간 투자해 돌려받지 못한 돈 6000억 원 중 일부라도 찾고 싶고, 혹시 재판에 도움이 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최태원 회장이 김 씨를 7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황이어서 최 회장도 (동생의 행동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에 악영향은 우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김 씨 주도로 최 회장 형제가 말 바꾸기를 반복해 왔다고 의심하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져 SK그룹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재판부가 당시 상황을 오해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까 걱정된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소명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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