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 2012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투자자는 주식시장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경기에 대한 대다수 경제 연구소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글로벌 난제는 미해결 상태이고, 국내 경제도 어렵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볼 때, 새로운 투자 기회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주목해야 할 변화를 짚어보자.
우선 유로존을 보자. 유로존은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공조의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기에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몇 달간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제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유로존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진 만큼, 유로존 국가들의 정책공조도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물론 차입금을 반환하고 모든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너무나 먼 이야기다. 하지만 재정을 통합하거나 신용 경색을 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조치로 시장의 불안감을 낮춰가는 정책적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어떠한가. 미국은 소비지출, 실업률 등 핵심 지표 들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그 동안 금융완화 조치를 통하여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의 효과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상당기간 정체하고 있지만 내구재 주문, 은행들의 대출증가율, 실업지표 등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7% 이상 급등했던 저축률이 다시 2%대로 하락하면서 개인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글로벌 시장만 뒷받침되면 미국 주식 시장은 언제든 이륙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중국을 보자. 비록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금융완화 조치를 통해서 경기 하강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준율 인하는 긴축 완화의 첫걸음이자, 안정적 경제 운용의 정책적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 물가지수가 안정되어, 긴축 완화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운신 폭이 더욱 커졌다.
따라서 경기 하강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도 상당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지도부의 교체가 있어서 긴축 완화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높아진 만큼 각국 정부들의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대응은 비관론이 팽배해 있던 금융시장에 버팀목이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 악화된 경제 지표들은 단지 과거의 숫자일 뿐이며, 미래를 보는 주식시장에서는 오히려 정부의 대응 조치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가장 저평가 상태고 초저금리 인해 그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식은 금융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이겨낼 좋은 투자수단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상반기 시장의 변동은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과거 지표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비관론이 높아질 때마다 분산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